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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사랑한 배우,
그리고 오징어 게임

위대한 일상 2021년 9월 9일

미남배우의 전형이 누구냐고 물으면 우린 알랭 들롱을 떠올린다.

조각으로 다듬어 놓은 듯한 얼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유려한 비례의 두상,

각지고 날카로운 턱선과 오뚝 솟은 콧날.

너무 얇지도 두툼하지도 않은 샤프한 눈매

그리고 멋들어진 붓글씨로 한일자를 그려놓은 듯한 검은 눈썹,

칼같이 뻗어 넘긴 생머리까지,

알랭 들롱은 그야말로 우리 시대에게 가장 대표적인 '미적인' 얼굴이다.


그러나,

프랑스 인들이 사랑하는,

가장 프랑스적인 배우는 아마도, 알랭 들롱이 아닌,

바로 이 배우 ,

코는 한방 맞은 듯 두툼하고, 입술마저도 윗입술 아랫입술이 만화처럼 두툼하며,

두상은 세로로 길쭉하고, 머릿결은 어수선한 반곱슬에

눈웃음은 '미남'의 미소가 아닌 '어린아이'나 '악동'의 웃음을 가진,

장 폴 벨몽도 (Jean-Paul Belmondo)였다.



삶 전체가 영화였고,

영화 같은 삶을 살았던 그가 떠났다.

웃으며 떠났고, 프랑스 인들은 박수로 그를 보냈다.

너무나 프랑스 적인 배우가

너무나 프랑스적으로 떠난 것이다.


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음악은 바로 이 음악이다.

장례식에서도 이 음악이 흘렀다.

영화음악의 거장 엔리오 모리꼬네의 작품이다.



PS.

글을 쓰고 다시 생각해 보았다.

정말,

프랑스 사람들은 왜 그를 좋아했을까?

잘생긴 알랭 들롱보다 왜 투박한 그를 더 좋아했을까?

그건 아마도, 장 폴 밸몽도를 각인시켰던, '네 멋대로 해라'의 그 주인공처럼,

모두들 살면서 저마다 숨이 턱끝에 차오르는 경험들을 해서가 아닐까?

마치 조각 같은 들로의 얼굴보다, 어딘가 억울해 보이는 세파에 찌든, 벨몽도의 얼굴이

위안을 주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오징어 게임'역시,

좋은 작품, 잘 만들어진 작품도 사실이지만.

어쩌면 전 세계가 공감하고 있는 것은,

우리 모두 부의 불평등과 '팍팍한 삶'을 겪고 있다는,

폐부를 깊숙이 찌르는 사실 때문은 아닌지..

실제로, 인류 역사상 지금처럼 빈과 부의 격차가 심한 적이 더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격차를 빈과 부 모두가 실시간으로 모두 지켜보았던 적은 없었다.

우리는 어쩌면 묵묵히 불편한 현식을 모두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장 폴 벨몽도가 위안이 되었듯이,

좋은 많은 작품들이 전 세계에 위안이 되고 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장 , 안녕히.. 아디오스.. 아디유... adieu...


PS 2

영화 '네 멋대로 해라'의 원제는 "A bout de souffle"이었다.

있는 그대로 번역하면, '숨의 끝', 의역하면, 턱밑에 숨이 차 숨이 가쁜 상태를 일컫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xShxZ3lVj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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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greatdays2021 le 09 Sept 2021 #jeanpaulbelmondo #bel #belmondo where #cinema was #life and #life was #cinema. Leave with a smile and stay as a #movie...

#장폴벨몽도 #영화#삶 이었고 #삶#영화 였던 사람. 웃으며 떠나고 영화로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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