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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한 예술가의 꿈을 이뤄주다...

위대한 일상 2021년 9월 14일

크리스토.(Христо Явашев, Christo Javacheff, 1935-2020.5.31)

불가리아 출신 현대 미술가다.

대지미술 작가로 이름을 날린, 미술책에도 등장하는 그가 죽기 전까지 바랬던 꿈은

파리 개선문을 감싸 보는 것이었다.

'포장 작가'로 유명한 그가,

퐁네프 다리도 또 독일 의사당도 모두 흰 천으로 뒤집어 씌워보았지만,

파리 개선문만은 스케치만 남겼을 뿐 실제로 실행에 옳겨보지 못한 것이다.

그는 작년 5월 세상을 떠났다.

그가 떠나고 남은 자리, 그의 조카와 프랑스 정부가 함께

그의 못다 이룬 꿈을 이뤄주었다.

파리 개선문을 포장한 것이다.


20210830_161324.jpg 포장 준비 작업 중이던 개선문


20210908_193426.jpg 포장 재질의 특성상 강도와 당김의 정도 때문에 개선문 조각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골조를 설치했다.


20210925_175511.jpg 포장된 개선문


예술을 사랑하는 프랑스 답다.

라고 말하면 너무 모법답안 같지만,

사실이 그러하다.

돈 되는 것은 결코 놓치지 않는다고 조금은 삐뚤어진 시각으로 볼 수도 있고,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정말 몇 배의 수익을 올렸을 텐데, 안됐다 라고 위로할 수도 있겠다.


미술을 좋아하는 애호가라면,

이 멋진 장면을 코로나 때문에 놓치게 되는 것이 안타까울 수도 있을 것이고.

현대 미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지금, 코로나임에도 겨우 파리에 왔는데 정작 개선문은 못 보고

포장지만 보았다고 투덜거릴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개선문을 선물 포장지로 포장하듯 뒤집어 씌워놓은 모습이,

참 '새로운 것'인 것은 분명할듯하다.


이렇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것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예술의 한 부분이었는데

난 너무 '거창한 데서' 예술을 찾았나?라는 '반성'아닌 반성을 하게 되기도 했다.


'포장'이라는 단순하고 소박한 의도에 평생을 쏟은 한 작가의 사후의 '경의'로 이루어진 이벤트,

그의 삶을 통해 우리는 개선문이 포장되는 '진풍경'을 보았으니,

결국 크리스토의 '삶'에 감사한다.

다시 한번 김갑수 선생의 말씀이 떠오른다.

"작가는 삶을 주고, 작품을 얻는다"



IMG_20210919_000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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