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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아름답다...

파리의 우버 운전사

프로는 아름답다.


"돈을 많이 받는다고 더 프로가 아니에요, 일을 잘하는 게 프로지! "


배우 송윤아가 쏘아붙이던 이 대사는, 처음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매번 프로들을 볼 때마다 이 대사가 떠오른다. 아주 오래전 '온에어'라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었다. 

극성스러운 스타 작가로 등장한 송윤아는 까탈스러운 성격으로 늘 주변과 충돌을 빚던 와중, 상대방에게 '프로'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일침'을 날리는 장면이었다. 자신이 '프로'인 것은 많은 돈을 받아서가 아니라, 일을 잘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이다.


프로들이 고수익을 받는 것은 탁월한 결과를 산출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주목'시키고. 그만큼의 '수익'을 창출한다. 프로들이 대중의 주목을 끄는 것은 단순이 그가 거둔 연봉에 있지 않다. 사람들은 '프로'의 모습에 열광한다. 왜냐하면 그 모습에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프로의 아름다움은 '외모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적인 건드림'이다. 잘생긴 얼굴이 아니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프로들이 너무나 많다.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 사진이 한때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뭉개지고 찌그러져버린, 수많은 연습으로, 수많은 시간이 켜켜이 배어있는 그 발은, 시각적으론 추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 이면의 노력과 시간들을 떠올리게 하고, 그 시간들이 그 발을 통해 만들어낸 '발레'의 아름다움이 감동을 주는, 고운 손으로 쓰다듬어주고픈 발이다.

그렇게, '프로는 아름답다.'




'프로'들의 말을 들으면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말을 잘하는 달변이면 명쾌함으로, 말을 못 하는 눌변의 프로이면 '진솔함'으로, 말이 전해주는 '이성'의 작용은, '뇌'를 즐겁게 한다. '프로'들의 콘텐츠가 사랑받고, 구독자수가 늘어나는 것은, 우리 모두 지적이건, 또 미적이건, '아름다운 결과'들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처럼, '카타르시스'와 '충족감'을 준다. 또 그렇게 '살아있다는 사실'에 기분 좋게 해 준다.


탑클라스의 애널리스트였던 이광수 애널리스트가 회사를 박차고 나와 프리랜서로 활동을 시작했다.

뉴스공장에서의 그의 설명은 '명쾌'했다. 부동산과 주식, 투자의 세계에서 '알지 못해서' 자산을 잃고 위험에 빠지는 사람들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서, 말을 하기 위해 회사를 나온 그의 모습에 감동했다. 실력 있는 고수익의 기득권으로 남아있을 수 있음에도, 거리로 내려온 그의 모습이라 더 아름다웠고 감사했다.

그렇게,

'프로들은 아름답다.'


https://www.youtube.com/watch?v=uH8Egrl1_5I


ps 1

정부와 대통령이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실력' 있는 '프로'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없는 실력을 '이미지 메이킹'으로 덮으려는 시도는 더 위험하다. 미디어 시대는 대중의 눈높이를 인류 역사상 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려놓았다. 최고의 프로들이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대중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반려견의 동반자라는 이유만으로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만큼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금 중국과의 대결이 '진검승부'에 들어선 것처럼, 대중을 매혹시키는 것도 '진검승부'다.


ps 2

중국이야기를 하고 보니 김희교 교수를 빼놓을 수 없다. 

혜성같이 등장한 그의 설명은 이해하기 쉽고, 직선적이다. 말투는 조용하지만 확신이 있다. '근거'도 명확하다.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추어지지 않는 것이 있고, 반대로 아무리 보이려고 해도 보이지 않는 것이 있는데, '인재'가 바로 그렇다. 실력이 있으면 드러나게 마련이다. 물론 후진적인 썩은 사회에선 '실력'있는 사람을 '감추고', '아는 사람'을 쓴다.


ps 3

프로는 '노력'으로 완성된다.

성형수술로 외피의 아름다움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드리 헵번의 그 주름진 얼굴의 아름다움은 만들 수 없다.

그리고 그 주름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그녀의 삶의 궤적이며, 그 궤적이 내뿜는 향기이다.

사람의 향기는 노력과 삶이 만드는 것이고, 프로의 향기도 마찬가지다.

프로는 아름답다.

그리고 그것은 순수한 노력의 결과일 때만 가능하다...

프로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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