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120 by The Happy Letter
새 한 마리 날지 못하고 있다
쇠창살 문 틈에 앉은 어린 새는
좀체 하늘 위로 날아오르지 못하고 있다
그저 그 자리에서 포닥포닥 날갯짓뿐
밖으로 멀리 쉬이 날아가지 못한다는
새장에만 오래 갇혀 산 새인가
새는 날아오르는 법을 잊어버린 걸까
한 번도 허공에서 추락하듯 떨어져 본 적이 없을까
강자(强者)만이 살아남는다는
광활한 야생(野生)의 세계가 무서운 걸까
생명(生命)을 앗아갈지도 모르는 자연(自然)이,
언젠가는 이 세상 떠나게 됨이 두려운 걸까
새장 밖 자유(自由)와 도전(挑戰)보다는
안일(安逸)한 순종(順從)과 복종(服從)을 먼저 배워버린 어린 새는
어쩌면 날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날지 않으려는 것일 뿐
by The Happy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