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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May 20. 2024

날지 못하는 새

THL 창작 시(詩) #120 by The Happy Letter


날지 못하는 새



새 한 마리 날지 못하고 있다

쇠창살 문 틈에 앉은 어린 새는

좀체 하늘 위로 날아오르지 못하고 있다

그저 그 자리에서 포닥포닥 날갯짓뿐


밖으로 멀리 쉬이 날아가지 못한다는

새장에만 오래 갇혀 산 새인가

새는 날아오르는 법을 잊어버린 걸까

한 번도 허공에서 추락하듯 떨어져 본 적이 없을까


강자(强者)만이 살아남는다는

광활한 야생(野生)의 세계가 무서운 걸까

생명(生命)을 앗아갈지도 모르는 자연(自然)이,

언젠가는 이 세상 떠나게 됨이 두려운 걸까


새장 밖 자유(自由)와 도전(挑戰)보다는

안일(安逸)한 순종(順從)과 복종(服從)을 먼저 배워버린 어린 새는

어쩌면 날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날지 않으려는 것일 뿐



by The Happy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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