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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Jun 04. 2024

102세 할머니의 노래

THL 창작 시(詩) #136 by The Happy Letter


102세 할머니의 노래



무대 위에서 노래 부르는

그 할머니를 보며

왜 우리는 모두

가슴 뭉클해지고 눈시울 붉히는가


현장의 관객도

방송을 지켜보는 시청자도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나서 일까

102세라는 숫자 때문일까


그 연세(年歲)에도 불구하고

정정(亭亭)한 모습이어서 일까

병원이나 요양원(療養院) 병상(病床)이 아니라

노래자랑 경연 무대이어서 일까


얼마나 굴곡(屈曲)진 삶 살아오셨을지는

감히 짐작도 못하겠지만

찔레꽃 처녀 뱃사공 목포의 눈물

연이어 노래하는 그 모습 보고 있으니


그 나이까지 살지 못함을 미리 알고 있기 때문일까

머지않아 다가올 차가운 죽음을 떠올리기 때문일까

그의 꿋꿋한 삶을 생생히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일까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린다



by The Happy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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