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 Happy Letter Sep 07. 2023

댓글로 짧게 남기려다 공개 글로 작가님에게 씁니다

브런치 글쓰기(10)


안녕하세요 작가님,


저는 작가님의 글을 매번 빠트리지 않고 읽고 있는 독자입니다. 먼저 이렇게 공개적으로 작가님의 글에 관한 제 심경을 토로함에 대해 우선 양해를 부탁드립니다.(익명(anonymous)으로 글 쓰게 된 점도)


The Happy Letter 작가님의 글들을 다시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기도 하고 또 자신을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도 가지곤 했습니다. 특히, 작가님의 브런치 글쓰기에 대한 고뇌에 찬 글들은 여러 다른 독자(작가)분들에게 까지도 공감과 응원을 많이 받아 지켜보는 저에게도 무척 고무적(鼓舞的)이었습니다.


아마도 작가님의 솔직한 고민과 우려가 같이 글쓰기를 (취미든, 직업으로든) 하시는 독자분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좀 전달되었으리라 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작가님에게 용기를 잃지 말고 또 글쓰기를 중단하지 말고 계속 힘내어 글을 쓰시라고 짧게나마 한 줄 남기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거침없이 써 내려간 작가님의 글을 따라 읽으면서 이렇게 너무 막 달리다가 어느 날 한꺼번에 피로감이 몰려와 지쳐 쓰러지거나 글쓰기를 아예 그만둘까 봐 내심 조마조마한 면도 있었습니다. 작가님이 90여 편의 글발행을 넘어서서 이제 거의 100편에 가까운 글을 쓰고 있는데 100편까지 다 쓰고 그만둘까 봐, 혹은 좀 쉬겠다 선언하고 브런치스토리와 작별할까 봐 걱정스러운 것은 저만의 기우(杞憂)이길 바랄 뿐입니다.


The Happy Letter 작가님,


브런치스토리팀의 새로운 기능이나 여타 제도 도입과 운영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작가님의 최근 발행글들을 잘 읽었습니다. 저도 곱씹으며 찬찬히 다시 들여다보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가님, 지금까지 충분히 의견을 표출했고 건의도 했다고 여겨지니 그냥 그런 것들도 이제는 브런치스토리팀에게 맡겨 두시고 작가님은 글쓰기에만 매진하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부터 저에게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어떤 글에 조회수는 아직 "5"밖에 안되는데, 라이킷 수는 이미 "8", "9"가 표시되는 단순한 현상도 제 때 바로잡지 못하고 오랫동안 그냥 "방치"(?)하고 있는 브런치스토리팀입니다. 다들 무척 바쁘시고 새로운 환경과 기능 도입으로 많이 분주하실 터이니 작가님도 함께 조금 참고 기다리시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가님이 우려를 표하신 사항 중에 읽다가 마음에 걸리는 대목이 있어 작가님의 글을 마지막으로 인용해서 덧붙이며 짧은 글을 이만 마치고자 합니다.



앞으로는 브런치에 일반 직장인, 전업주부나 워킹맘보다는 소위 '전문가'로 불릴만한 신분과 위치에 있는 분(유명 인기 전업작가, 특정 분야 오랜 전문 경력자, 박사, 교수 등)들이 더더욱 대세를 이루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출처 : Generalist vs Specialist]



작가님,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먹이사슬"이나 "포식자" 같은 말에 관해 여기서 장황하게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이도저도 없는, 아무런 전문지식도 없는, 드라마틱한 인생 경험도 (아직) 없는 평범한 일반인으로서 그냥 대기업의 서민 골목상권 "침입"(아니, 이 말은 취소하고 "진출"로 수정하겠습니다.) 정도로 생각하시고 마세요. 글쓰기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 모든 사안에 관해서도 자본주의 자유 시장경제 체제 속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웬 약한 모습 보이세요?


앞으로 따로 저장해놓고 싶을 만큼의 전문적인 정보나 경험 수집을 위해, "공신력"(공적인 신뢰) 있는 박사 학위 취득이나 교수가 되기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하시려는 게 아니라면 말입니다.


예전에 수년 전 브런치가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별로 큰 주목을 못 받을 때도 있었죠. 그때는 정말 일반인들, 그 서민들의, 소소한 직장인들의 직장생활 애환이라든가, 말 그대로 남편 출근시키고 아이들 등원/등교시키고 나서 (말 그대로) 늦은 '브런치'를 먹으며 글을 읽고 쓰던 전업주부, 워킹맘들의 소소한 일상이 브런치였지만, 앞으로는 지극히 사적인 작은 에피소드와 생활 에세이나 그런 상념에 관한 글은 점차 줄어들거나 그 설 자리를 아예 잃어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우리 같은 힘없는 작가들은 그저 지켜보고 있어야만 할 뿐이겠지요.


작가님도 흔히 말하는 "글태기"나 "글럼프"에 빠져 혹시라도 지금까지 잘해오신 글쓰기를 그만두지 않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여기 브런치에서든, 아니면 다른 글쓰기 플랫폼이나 블로그에서라도 The Happy Letter 작가님을 꼭 계속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작가님, 지금도 잘하고 있어요, 힘내세요!






from an anonym,

aka., T.H.L. 드림.



매거진의 이전글 솔직한 글쓰기와 자기 검열의 딜레마(Dilemma)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