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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Sep 12. 2023

읽는 사람 별로 없는 브런치 글쓰기 플랫폼-불편한 진실

브런치 글쓰기(11)-브런치팀에 드리는 제언 & 100번째 글 발행 소감


필자의 매거진, <THL 브런치 글쓰기 습작노트>에 "브런치 글쓰기"라는 소제목하에 처음으로 브런치 글쓰기(1)로 발행한 졸고는 아래와 같다.(링크는 이 글 맨 아래에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람.)


[브런치 작가들끼리 "라이킷 - 품앗이"도 해야 하나요?], 소제목 : 브런치 글쓰기(1) &작가신청 후기.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Memo


위의 발행글은 필자가 브런치에 첫 글을 올린 지 3일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떠오른 단상을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약간 들뜬 감정상태로) 쓴 글이었다.


오늘 이렇게 100번째 발행글을 써 내려가기 전에 예전의 이 글을 다시 찬찬히 정독하며 들여다보았다. 그러고 나서 지금까지 99편의 글을 발행하며 브런치 글쓰기 플랫폼에 느낀 소회를 짧게나마 피력해 보고자 위 표제에서 말한, "읽는 사람 별로 없는 브런치 글쓰기 플랫폼의 불편한 진실"을 (필자의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나름대로 한번 적어 본다.




필자가 이렇게 정신없이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글 발행을 클릭하는 매 순간의 그 느낌 때문인지도 모른다. 글 발행 때마다 순간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묘한 긴장과 흥분으로 뇌에서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도파민'(dopamine) 같은 물질이라도 생성되는 듯하다. 물론 공들인 글 한 편을 퇴고하고 완성했을 때 그 뿌듯함과 만족감이 주는 기쁨도 이미 있었겠지만.


그리고 종모양 알림의 오른쪽 위에 작은 '녹색점'이 생긴 것을 보았을 때도 기분이 좋았다. 그저 누군가가 나의 글을 읽었다는 느낌이 좋았고 혹자는 "품앗이용 라이킷"이라고 평하더라도 그렇게 다가온 '라이킷'마저도 좋았다. 이런 만족감과 기쁨의 연속이, 그리고 그 속에 조금씩 성장하는 자신의 글쓰기 습관이 지금까지 필자를 99편의 글을 발행하도록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글 올리는 이는 많아도 읽는 사람은 없는 브런치"라는 소문(?)이다. 이런 말을 자주 듣지만 필자가 직접 체험하고 체감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 보면 "읽는 사람 별로 없는" 브런치라는 말에는 브런치 글쓰기 플랫폼이 가진 고유의 어떤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도 있는데,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브런치스토리에 매일 새 글로 발행되어 웹버전 "브런치스토리 나우"나 앱버전의 "최신 글"에 올라오는 글 수가 어림잡아 보면 일일 평균 약 600 ~ 800 여개가 된다는 소문(?)이 있다.


브런치스토리팀에서 이와 관련된 어떤 통계 숫자나 트렌드, 추이 등을 공개 안 하고 있으니, 필자도 이런 소문을 곧이곧대로 다 믿을 수는 없음을 밝혀 둔다. 다만 새 글이 올라올 때마다 표시되는 시간 표시(방금, 1분 전, 2분 전... 등등)를 보면 대충 짐작 정도는 할 수 있으리라 본다.


특히 프라임 타임(prime time) 때에는 거의 매 분 단위로 여러 새 글들이 줄지어 거의 동시에 발행되어 올라온다. 물론 야간에 자정이 지난 시간대에는 상대적으로 아주 슬로우(slow)한 편이다. 해외 이용자들도 그렇게 많지 않으니 이때 발행되는 새 글 수도 급격히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최근 들어 브런치가 개편 작업과 신규 기능 도입 등으로 새로이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고 신규 유입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하니 브런치스토리팀의 체면도 생각해서 일단 매일 약 800여 개의 새 글이 올라온다고 가정해 보자.(이와 관련하여 최근의 새 글 발행 일일 평균치를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기 바란다.)


이렇게 브런치에 하루에만 평균 약 800 여개의 최신글이 새로 올라온다고 추측하면 그중에 각자 관심 분야나 취향에 맞는 엄선된 글로 5%만 읽으려 해도 "40개"의 신규 글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글 40개를 하나하나 집중해서 정독하면 글 1개당 소요 시간을 어림잡아 아무리 속독을 하더라도 최소 약 5분 정도(어떤 글들은 글의 성격에 따라 당연히 쉽지 않겠지만)로 잡으면 총 200분이고, 이를 다시 60분으로 나누면 총 "3시간 20분"이 필요하다. 그것도 매일!!


여러분들은 매일 3시간 20분씩 시간을 내어 다른 작가분들의 글을 읽을 수 있는가? 미안하지만 필자는 좀 어려울 것 같다.(물론 지금은 여건상 못하는 사정도 있지만 개인적 변명 운운은 여기선 생략한다.)


필자가 전업 작가가 아니어서가 아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다른 작가분들은 하루에 80개의 글을 읽으실 수도 있다. 저마다 처한 형편과 여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80편의 글을 제대로 다 읽어도 10%에만 해당된다. 또한 80편의 글을 읽는 시간은 앞서 예로 든 40개를 읽는 시간보다 약 두 배로 더 소요될 터이니 총 "6시간 40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것도 매일!! 독자분들도 동의하시는 가?


문제는 매일 최소 "3시간 20분"이라는 많은 시간을 내어 총 40편의 글을 읽는다손치더라도 이 40편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체 새 글 수(800여 개)의 5%에 불과하고 나머지 95%에 해당하는 760편은 (필자의 입장에서는 본의 아니게) 읽기는커녕 아예 조회할 엄두도 못 내게 되고 만다.(하루마다 읽지 못한 글이 매일 760편이고, 한 달이면 일일 760개 x 30일 = 22,800편의 글이다. 나중에 검색 기능으로, 검색어 키워드로 찾아볼 수도 있다지만 대체로 그 수는 제한적이라고 본다.)


결론적으로 매일 800여 편의 새 글 중에서 760편의 글은 아예 읽지도 못하고 지나가고 잊혀 버리게 되고 말며, 다시 이런 일이 매일매일 반복되고 있는 것이 지금 브런치 글쓰기 플랫폼의 적나라한 현상이다.


그러면 글 쓰고 올리는 사람은 많아도 제대로 읽는 사람은 거의 없는 브런치에서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으며, 또 과연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우리는 저마다 자기 글만 열심히 발행해서 올리고 그저 내 글을 읽어주기만을 (내 글이 조회로 선택되기만을) 막연히 기다리고 있을 뿐인가? 조회로 선택되지 않는 글이나 그런 글쓰기는 그냥 '공개 일기장'처럼 어떤 '자기만족'의 일환일 뿐인가? 아니면 혹시, 억눌린 각자의 감정 배출(排出) 방식 중 하나일 뿐인가?




이제 우리 브런치 작가들 모두는 "글을 쓰는 사람만 있고 읽는 사람은 없다"라는 소문에 답해야 할 때라고 본다.


우선 아래의 마케팅 홍보용 '브런치 슬로건'에 관한 부분부터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필자는 앞서 언급한 초창기 브런치 글쓰기(1) 글에서 이 슬로건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 적이 있었다.)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글을 공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앞으로는 이 슬로건에 (아래와 같이) 한 마디 더 덧붙여야 할지도 모른다.


브런치에서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공개된 글을 "읽는 것"이다.




여기 이 대목에서 브런치스토리 운영팀에게 한 가지 제언하고 싶은 게 있다.


매너리즘(mannerism)에라도 빠진 듯 침체된 분위기의 브런치 글쓰기 플랫폼에 메기효과 (Catfish effect)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방안들이 꾸준히 시도되고 정당하게 도입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기왕에 "메기효과"의 일환으로 '응원하기(후원금)'라는 새 기능도 도입했으니 이제는 브런치 글이 더 많이 읽힐 수 있는 장치와 기능도 보완되어야 하지 않을까? 예를 들면, 회원 로그인 후 브런치 내 글들을 많이 조회하고 읽으면 어떤 보상을 해 주는 방식 등도 고려해 볼 수가 있을 것이다.


신규 회원 유입과 외부 독자 증대를 위한 홍보와 브런치 마케팅 강화도 있겠지만 브런치 내에 (작가이자 동시에 독자인) 우리 모두가 누구보다도 먼저 서로의 글을 더 많이 조회하고 읽어줘야 하지 않을까? (단, 라이킷 클릭 여부와는 무관하다.) 물론 쉬운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거칠게나마 살펴볼 만한 것으로는 다음과 같은 추가 기능 도입이다.


내가 조회한 "나의 조회수" 숫자도 매번 카운팅(counting) 되어 나타나게 해 주면 어떨까? (단, 본인만 알 수 있게)



지금의 "통계" 기능에는 내 글을 읽은 독자들이 조회한 '독자들의 조회수'만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브런치팀이 이번에 다른 새 기능 도입과 보완 작업 중이시라면 브런치 이용자가 (로그인한 상태에서) 클릭해서 조회한 "나의 조회수" 숫자도 매번 카운팅(counting) 해서 (브런치 회원인 이용자 본인에게만) 나타나게 해 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본다.


내가 스스로 (라이킷 클릭 여부와 상관없이) 조회하고 (일정시간 이상 동안 머물면서) 읽은 글들의 숫자를 계속 실시간 업데이트해서 보여주고, 또 작더라도 어떤 보상 혜택 방식까지 주어진다면 각자의 브런치 글 읽기에 좀 더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필자도 '글쓰기'는 항상 '글 읽기'와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잘 쓰기 위해서, 더 많은 감정과 경험을 갖기 위해서, 더 넓은 시야와 공감과 이해의 폭을 갖기 위해서 우리는 많은 책을 읽고 또 다른 훌륭한 작가님들의 많은 글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출발점 선상에는 먼저 브런치 내 발행글들에 대한 의미 있는 일독(一讀)이 자리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모두는 다 자부심 높은 작가들로 여기에 모여 있지 않는가? 어디 다른 데서 뭘 더 읽으려 하기 전에 서로의 글을 더 많이 더 자주 읽을 수 있는 한 차원 성숙된 브런치 글쓰기 플랫폼 문화가 정착되어야 하지 않을까?  


독자(작가)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다음 [어학사전],

프라임 타임(prime time) : 라디오나 텔레비전에서 청취율 또는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

[광고사전], 시청률이 가장 높고 광고비도 가장 비싼 방송 시간대. 골든타임(golden time), 골든아워(golden hours)라고도 한다.


매너리즘(mannerism) :

1. (기본의미) 틀에 박힌 태도나 방식

2. [예술] 예술의 표현법이 늘 같은 방식으로 되풀이되어 독창성이나 신선미(新鮮味)를 잃는 일.


메기효과(Catfish effect) : 메기효과는 막강한 경쟁자의 존재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말한다. 메기 한 마리를 미꾸라지 어항에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생기를 얻기 때문에 미꾸라지를 장거리 운송할 때 수족관에 메기를 넣으면 죽지 않는다.

기업경영에서도 새로운 강력한 경쟁자가 업계의 전반적인 서비스와 품질 경쟁을 활성화시키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할 당시 이에 자극을 받은 기존 은행들이 모바일 앱을 늘리고 각종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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