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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Sep 08. 2023

내가 "쓰고 있는 소설"을 누가 이미 출간해 버렸다면?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2021)책리뷰&독서노트


*주의) 약간 스포 있음.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2021) by 작가 이치조 미사키(권영주 옮김).바이포엠 출판.


오늘 소개할 이 책은 아주 우연히 접하게 되었지만 내용을 읽어나가면서 필자 개인적으로는 깜짝 놀라게 된 말하자면 개인사적 사연이 좀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필자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 제목, [내가 "쓰고 있는 소설"을 누가 이미 출간해 버렸다면?]처럼 그런 황당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는지 여부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사적인 판단이 될 수도 있겠지만 흔히 예술계에서 표절 시비가 붙으면 거론되곤 하는 예술적 상상력을 동원한 그런 창작 활동과정 속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무의식적 우연의 일치", 뭐 이런 비슷한 현상과 결과물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필자 자신도 마침 위에 소개한 소설책의 플롯(plot)과 '기억'에 관한 소설 모티브(motive)를 구상하고 있었고 이런 부류의 창작 소설 쓰기를 염두에 두고 있던 차에 이 소설을 읽고서는 그 "무의식적 우연의 일치"에 많이 놀랐다는 말이지 이 소설의 작가분은 필자의 이 글 제목과 아무런 해당사항이 없음을 분명히 밝혀 둔다.(다만 이 글 제목을 너무 자극적으로 뽑은 것에 대해선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by 이치조 미사키(권영주 옮김).모모.(주)바이포엠 출판.2021




그래서 오늘은 딱히 책리뷰나 소개라기보다는 그냥 글쓰기 관련 습작 에피소드 정도로 봐주시면 될 듯하다. 그러한 연유에 대해 좀 더 부언을 하자면 그 개인적 배경은 다음과 같다.


아래의 영화 제목을 말하는 순간 소설책의 스포(spoiler)가 좀 되겠지만, 이 영화를 너무 감동적이고도 재밌게 보고 나서 필자도 언젠가 이런 테마로 소설을 한 번 꼭 쓰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다.



<50 First Dates>(2004) (첫 키스만 50번째) : 감독 : 피터 시걸(Peter Segal), 주연 : 아담 샌들러(Adam Sandler)와 드류 배리모어(Drew Barrymore).(위 사진은 DVD German Version : <50 erste Dates>)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50 First Dates>(첫 키스만 50번째)는 2004년 개봉한 미국 로맨스 코미디이며 영화의 주된 소재는 '기억상실'(amnesia)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필자 또한 창작 소설을 쓰려 실제로 이러한 '기억상실' 관련 몇몇 모티브와 전개 방식, 구성 등을 구체적으로 구상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기억'에 관한 조금은 결이 다른 접근 방식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필자가 구상하고 있는 소설의 테마는 말하자면, 일상 속 우리는 (사고 경험과 무관하게) 모두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는 데에 그 출발점이 있다. 또한 이와 더불어 우리는 대개 오늘 보고 느끼거나 간절히 원하고 다짐한 것을 "내일"이면 거의 다 잊어버린다는 점에 주목한다.(따라서 지금 생각으로는 일본 작가 이치조 미사키의 이 소설과 필자간에 "표절 시비"가 붙을 가능성은 좀 희박하다고 본다.)


참고로,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소설책을 출판한 (주)바이포엠 스스로도 일본 작가 '이치조 미사키'에 대해 (책 표지 book cover에) 다음과 같이 논평하면서 심지어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매일 기억이 리셋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라는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치밀한 구성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반전으로 풀어내 수준 높은 청춘 소설을 창조했다는 극찬을 받으며 뛰어난 신인 작가의 등장을 알렸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책 말미 중 일부를 인용하며 두서없는 짧은 (지극히 개인적 사심에 가득 찬) 에피소드 글을 이만 마친다.


"난 아무것도 기억 못 해. 그렇지만 살 거야. 그래서 언젠가 전부 생각해 낼 거야."(361쪽)


모두 언젠가는 잃을 것들이다. 없어질 것들이다.
그래도… 온갖 것이 변해간다 해도. 인생을 삶으로써 과거가, 아름다운 것이 흐릿해진다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있다.
마음이 그리는 세계는 언제까지고 빛바래지 않는다.
(374쪽)




독자분들 모두, 주말 잘 보내시길~!^^






P.S. 2018년 일본에서 리메이크(remake)했다고 알려진 동명의 <첫 키스만 50번째> 영화는 후쿠다 유이치 감독, 야마다 타카유키와 나가사와 마사미 주연으로 원작과 동일하게 하와이를 배경으로 좀 '일본 영화' 방식으로 촬영했다고 하는데 필자는 아직 못 봤음.







다음 [어학사전],

플롯(plot) : [문학] 사건을 인과 관계에 따라 필연성 있게 엮는 방식.

amnesia : 1. 기억 상실 2. 기억상실증

모티브(motive) : 예술 작품에서, 창작 동기가 되는 중심 제재나 생각.

테마(Thema) : 창작이나 논의의 중심이 되는 내용이나 주제.

리메이크(remake) : 예전에 발표된 영화, 음악, 드라마 따위를 같은 제목과 내용으로 다시 만듦. 또는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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