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 Happy Letter Oct 20. 2023

우리 삶의 가장 큰 적(敵)은 무엇일까?


'적'(敵 enemy)이라고 쓰고 나니 요즘 연일 헤드라인(headline)에 오르고 있는 '전쟁'(war)이란 단어가 바로 제일 먼저 떠오른다. 여기서 국제 정세를 논하려는 것은 아니고 각자 한 개인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삶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서의 '적'(敵)을 생각해 보고 짧은 단상을 기록해 두고자 한다.




과음이나 흡연은 건강의 적(敵)이고, 목표를 갖고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의 적(敵)은 게으름과 나태함이겠지만, 보편적으로 건강을 해치는 일과 나태함, 빈곤 이외에도 우리 삶의 가장 큰 적(敵)은 '무료(無聊)함'이라고 한다.


아무런 재미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목적의식이나 동기부여가 상실(喪失)된 삶은 위험하다. 앞서 발행한 지난번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힘들고 고된 인생일수록 우리는 소소한 재미, 그런 "단 맛"이라도 있어야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배우기' 등을 비롯하여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생의 기쁨과 즐거움을 자주 느낄 수 있는" 나날들이 되어야 한다고 피력(披瀝)했는데 문제는 그렇게 살아가려 애써는 와중에 불현듯 갑자기 엄습(掩襲) 해 오는 무료함은 누구나 참 견디기 쉽지 않은 것 같다.


필자도 그 무료함이라는 심심함은 어쩌면 우리의 숙명(宿命)과도 같은 '외로움'에 기인(起因)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진작에 시인 정호승 작가도 작품 [수선화에게]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울지 마라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 (… 이하 하략) : 정호승,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중에서.


기왕에 사람은 '외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하였으니 외로움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한다 치더라도 그 수용 못지않게 우리네 외로운 삶을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는 다른 차원의 일인 것 같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라고 본다면 어떻게든 외로움을 견뎌낼 수 있는 자신만의 의지(意志)와 그 힘(!)을 길러야 할 텐데 그게 도대체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대체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오랜 시간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이나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만날 사람이 없거나 주고받을 말과 글이 없는 사람은 '무료함'을 느낄 수밖에 없고 또 그러다 보면 우울해지고 정신적 혹은 육체적 질병에 빠질 수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 있음을 느끼는(feel alive) 것은 바로 활발한 (정신적 그리고 육체적) 움직임 속에서이다. 또한 동시에 부단한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과 교류, 그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관계형성, 결속과 유대감을 통해서 가장 잘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브런치스토리 글쓰기도 (독자분들이 스스로 선택한 활동 방식과 범주에 따라) 그중에 하나가 될 수 있다. 서로 공감과 교감을 나누려면 적극적(proactive)이고도 상호 간(interactive) 의사소통과 그런 활동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자분들 중에 혹시 스스로 느끼기에 이제 나도 나이가 좀 들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더더욱 경계해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단순히 귀찮다고만 여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굳이 꼭 먼저 연락해야 해? 이 나이에, 내가 뭐가 아쉬워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이 오래 쌓이고 쌓이면 ‘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물론 우리가 매일 무슨 이벤트나 파티(party), 저녁식사에 나갈 수도 없고 매일 누군가를 만날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먼저 연락하고 먼저 문자 보내고 먼저 톡 하고 먼저 글 보내고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바로 지금이라도 내가 먼저 연락하고 전화를 한번 걸어봐야 하지 않을까?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 자신과 많이 닮은 - 그 '외로운' 친구에게...















다음 [어학사전],

무료(無聊) : 흥미가 없어 심심하고 지루함.

피력(披瀝) : 평소 마음에 품은 생각이나 감정을 모조리 털어놓음.

엄습(掩襲): 2. 감정이나 감각 따위가 갑작스럽게 들이닥치거나 덮침.

interaction : 1. 상호 작용 2. 관계 3. 소통 4. 교류 5. 반응


매거진의 이전글 다들 저마다 인생 즐기는 법 하나쯤은 갖고있지 않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