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19 by The Happy Letter
강물은
어떻게 울까
온통 물로 둘러싸인 강물은 어떻게 울까
그날
온 파리가 울었으니
실시간 화재영상을 보던 세상 사람들도
모두 안타까워 발만 동동 굴렀으니
수백여 년 세월 바로 옆으로 감싸 흐르며
한결같이 지켜봐 온
세느(Seine)는
화염(火焰)에 휩싸인 *노트르담 대성당 바라보며
온 파리 시내를 따라 흐르며
얼마나 더 많이 울었을까
파리 가면
세느강가 따라 걸어볼 수 있을까
한가로이 산책하는 사람들 사이로
무심히 흐르는 그 강물 바라보며
태연(泰然)하게
천천히 따라 걸어볼 수 있을까
대성당 건너편에 앉아 하얀 도화지 위로
연필 하나 들고 그림 그리던 노인(老人),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그림 그리고 있을까
그는 복구공사 보호막에 가려진 대성당을 그리는 걸까
그저 옛 모습 기억해 내려고 앉아 있는 걸까
세느는 여전히 유유히 흐르고 있을까
사람들의 몽매(蒙昧)함 짐짓 모른 채 하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어쩌면
강가 풍경은 그대로인데
바람에 출렁이는 물결 따라
세느만 아직도 숨죽여 흐느끼고 있을까
by The Happy Letter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Cathédrale Notre-Dame de Paris : (1163년 건축시작, 1330년 완공) 2019년 4월 15일 오후 6시 50분경 성당 보수를 위해 설치했던 공사시설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화재는 6시간에 걸쳐 지속되었으며, 석조로 된 골조를 제외한 목재로 구성되었던 부분들은 거의 폐허로 변했다.(출처 : Daum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