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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Nov 30. 2023

세상 억울한 개와 돼지

THL 창작 시(詩) #20 by The Happy Letter


세상 억울한 개와 돼지



어느 날 길 가다 우연히 만난 개와 돼지

목에 핏대 세우며 서로 울분(鬱憤)을 토한다

도대체 언제부터

사람들에게 우리는 이토록 하찮은 동물로 비쳤을까

무슨 부정적인 말만 하면 앞뒤에 붙여 쓴다

도대체 언제부터

사람들에게 우리는 그토록 기억력이 약한 것처럼 비쳤을까

무슨 험한 행동만 하면 앞뒤에 붙여 쓴다


두 번 다시 엮이지 말자 하다가 헤어지기 전 개와 돼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며 서로를 다독인다

뭐가 뭔지 된장인지 똑똑히 잘 분간해서 보고 먹자며

어디 가잔다고 함부로 따라나서지 말고

어떤 교언영색(巧言令色)에도 현혹(眩惑)되지 말고

똑똑히 잘 새겨듣자며

어떤 권모술수에도 항상 조심하고

"개, 돼지"라고 칭한 자들의 말과 행동들

잊지 말고 오래도록 잘 기억해야 할 이유 또 생겼다며

태어나 지금까지

가장 심한 모멸감(侮蔑感) 주는

그 말 절대 잊지 말자며 ;

"신경 쓰지 마! 개, 돼지들은 곧 잊어버린다!"



by The Happy Letter










울분(鬱憤) : 몹시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가슴에 가득함.

교언영색(巧言令色) : 남에게 잘 보이려고 그럴듯하게 꾸며 대는 말과 알랑거리는 태도.

권모술수(權謀術數) :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온갖 술책.

모멸감(侮蔑感) : 업신여김과 깔봄을 당하여 느끼는 수치스러운 느낌. (Daum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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