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망울만 맺힌 너를 처음 보고 나는 그저 동그란 열매 하나 열리는 줄 알았다. 하루하루 네 앞 지날 때마다 서서히 마술魔術 부리는 듯 피어나던 너. 나는 다음날을 못 기다려 힘들었다, 조바심에 밤잠까지 설쳤다. 내가 애타게 지켜볼 때마다 네 고운 자태姿態, 네 감싼 꽃잎 하나 둘 펼쳐 내느라 너는 얼마나 힘들었니. 너는 어둠 밝히는 불빛처럼 이 봄날 매일매일 조금씩 피어올라 안개 낀 산책길 어귀 붉게 빛나는구나. 이제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