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by The Happy Letter


투명한 유리창을 뚫고 내리쬐는 햇볕에 이끌여 읽고 있던 책을 덮고 밖을 내다본다. 가을햇살이 눈부시다. 문득 목이 말라 부엌으로 가 커피를 내리다가 마트에서 사 온 단감 하나 찾아 깎아 먹는다. 지레짐작 생각한 것보다 그렇게 떫지도 않고 단맛이 난다. 다 내린 커피 식어가는 줄도 모르고 의자에 기대앉아 창밖을 보며 따듯한 가을햇살을 조금씩 마신다. 옆에 세워둔 호리병 모래시계時計 속 모래처럼 시간은 줄어들고 있는데 순간 졸음이 쏟아진다. 지그시 눈을 감는다. 세상에는 지금 안 하면 어쩌면 영영 못할지도 모르는 것도 있다. 코발트블루빛 바다 같은 하늘 위로 물속 헤엄치듯 새 한 마리 날아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