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깊은 숲 속에 키 작은 나무가 살고 있었습니다. 숲 속에 산새들 지저귀고 여기저기 온갖 꽃들 활짝 피고 벌 나비 날아다니는 봄에는 몰랐는데 뜨거운 햇볕 쨍쨍 내리쬐는 무더운 여름이 오자 숲 속에는 나뭇가지들이 저마다 이리저리 서로 옆으로 팔을 뻗어 팔꿈치로 마구 밀쳐내듯 뒤엉키며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어른들은 여기도 엄연히 ‘적자생존’適者生存의 법칙이 작동하니 어떻게든 이 숲 속에서 꼭 살아남아야 한다고만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작은 나무도 칠흑같이 어둡고 서늘한 그늘에 가려지지 않으려 가녀린 나뭇가지를 펼치며 고개 내밀어 위로 자라려 애썼습니다.
큰 나무들의 그늘에 가려 햇볕을 보지 못한 작은 나무들은 다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그늘에 가려진 채 지나던 바람소리 따라 같이 울며 시들어가던 그 작은 나무는 지금 이 계절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그래도 여기 좁은 산책길에 이 계절은 점차 순리대로 저물어가는 것 같습니다. 여기 숲 속 나뭇잎들은 제일 높이 자란 키 큰 나무에서 먼저 떨어지고 있네요.
온 힘을 다해 필사必死의 노력을 기울이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는데도 지금 사는 게 너무 힘들다, 우울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어쩌면 순전히 그 작은 나무만의 잘못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적자생존(適者生存) : [생물] 생물의 생존 경쟁의 결과, 환경에 적응하는 것만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되는 현상. 스펜서(Spencer, H.)에 의하여 제창되고, 다윈(Darwin, C. R.)이 《종(種)의 기원》에서 사용한 말이다.(Daum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