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의 추억>을 기다리며

by The Happy Letter


이 글은 드라마 작품에 관한 개인적 견해이며 일반화할 수 없음을 먼저 밝혀둔다.




여기 브런치에 <THL 지극히 사적인 일상>이라는 매거진을 통해 몇 차례 한국 드라마에 관한 글을 발행한 적이 있다. 필자가 재밌게 몰두하면서 본 K-드라마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을 적어 두고 기억하려는 차원이었지만 나름대로 느꼈던 아쉬운 대목도 짧게 덧붙이기도 했다.


그중에 <눈물의 여왕>은 왜 일찍 끝나지 못하나?”라는 글은 두 편으로 연이어 발행하며 부제는 “tvN 주말드라마에 관한 어떤 아쉬움”으로 적었다. 그 글 속에서 피력한 필자의 아쉬움은 위 제목에 언급한 말 그대로 -비록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인기몰이를 한 드라마이지만- 후반부 몇 회 분량은 ‘과유불급’過猶不及, 그러니까 어쩌면 “사족”蛇足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번에 주목한 드라마는 인기를 끌고 있는 JTBC 주말드라마 <백번의 추억>이다. 7080 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내신 독자(작가)분들이라면 먼저 이 드라마 속 등장하는 시대배경과 소재들로 단순한 레트로retro감성을 넘어 그때의 유년시절에 대한 아득한 향수鄕愁도 함께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 초반부부터 회차를 거듭하며 전개되는 풋풋하고도 미묘한 감정신으로 시청자들을 오랜만에 ‘삼각관계’라는 고전적 스토리와 주연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에 한껏 몰입하게 만들고 있다.



아직 방영 중이고 끝나지도 않은 드라마(12부작 예정)에 대해 감상평을 쓰는 일은 때론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일 수도 있겠지만 최근의 7회와 8회 사이의 극적인 변화와 새로운 배경 설정의 간극은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좀 당혹스러웠다. 초반부에 이끌어온 플롯의 극적 긴장감을 새롭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신예은(서종희 역)의 신분변화는 김다미(고영례 역)에 비해 극 중 전개를 볼 때 개연성이 떨어진다.


여느 다른 드라마들처럼 그 스토리 전개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애매모호해진 대목에서 (시청자들이 과연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까 초집중하고 있을 때) 갑자기 주인공 인물이 큰 사고를 당한다거나 해외로 유학 또는 이민을 떠나는 등 “몇 년 후”라는 시공간 이동 설정으로 새로운 반전을 꾀한다고 봐야만 할까?




누구는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 어느 드라마나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파란만장波瀾萬丈하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다만 짧지 않은 생을 살아오면서 필자가 개인적으로 보는 차이점은 우리네 인생은 그 TV나 소설책 속에 그려진 삶처럼 그렇게 (어떤 식으로든) ‘완결’되지는 못한 채 끝난다는 사실이다. 드라마나 소설 작품을 보고 읽으며 우리가 벅찬 감동을 받기도 하지만 간혹 실제 삶과의 괴리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와 같은 차이에 있지 않을까? 아니면 오히려 그렇기(그 차이) 때문에 그 작품 속에서라도 어떤 ‘대리만족’으로 더욱더 열광하는 것일까?


이 드라마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므로 앞으로 새로운 반전에 반전이 어떻게 전개될지 계속 지켜봐야 하겠지만 예전 글에서 언급했듯이 아쉽게도 우리는 누구나 미완未完의 삶을 살다 간다는 생각 때문이어서인지 이번 드라마 <백번의 추억>에서라도 어떤 상상력을 자극하는 ‘오픈엔딩’을 기대해 보며 다음 편을 손꼽아 기다린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