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찬바람을 가르며 하늘 저 높이 날던 아기새가 들뜬 목소리로 어미새에게 환호성歡呼聲을 지릅니다. “저 나무 좀 봐요! 와, 까치밥이다!” 그러자 어미새가 곧장 그 나무 쪽으로 날아가다가 감히 범접犯接하지 못하고 이내 되돌아옵니다. “아가야, 저건 ‘까치밥’이 아니야. 아직 떨어지지 않고 여태 매달려 있는 사과야! 이 엄동설한嚴冬雪寒에도 아직 네 심장 같은 붉은빛 열매를 맺고 있구나. 마치 살아 있어라, 하루하루 늙어가도 죽지만 않으면 살아낸다고 말하는 것처럼 지금도 ‘살아있음’을 알리고 있구나. 혹한酷寒 속에 하루하루 말라비틀어져 주름 더 깊어지고 검버섯 늘어갈지라도, 행여 세밑 눈서리에 이끼 낀 바윗돌처럼 차갑게 얼어버리고 말지라도.”
까치밥 : 늦가을에 감을 수확할 때, 다 따지 않고 까치 따위의 새들이 먹을 수 있도록 남겨 두는 감.
세밑 : 한 해의 끝 무렵.(Daum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