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이면 괜히 좀 설레며 들뜨기도 하고 마음이 뒤숭숭해진다. 그러다 보니 으레 이런저런 다짐을 많이 하게 된다. 목욕재계沐浴齋戒하고 기도를 시작하듯 새롭게 올해부터는 또는 올해 언제까지는 꼭 무엇을 어떻게 해내야지 하는 결심을 한다. 근데 불과 몇 주만 지나면 말 그대로 ‘작심삼일’作心三日처럼 흐지부지 되는 경우도 많다.
독자분들은 어릴 적부터 어떤 꿈을 갖고 어떤 결심과 작심作心을 해오셨는지는 모르지만 필자도 유년시절 선생님이 되고 싶었고 교수님도 되고 싶었다. 사춘기땐 멋진 소설을 쓰는 작가도 되고 싶었다. 더 커서 어른이 되고 난 후엔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한 백 년 살고도 싶었지만 이 또한 유행가 가사처럼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닐뿐더러 부동산 시세를 생각하면 언감생심焉敢生心 꿈꾸기 어려운 일임은 뒤늦게 알게 되었다. 지금에야 자각하지만 살다 보면 어떤 환경에선 내가 할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지금껏 내가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들에게 전가시켜 어설프게 대리만족을 추구할 나이도 아니다.
무언가 새로운 작심을 하며 살기엔 너무 늦은 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냥 무슨 새로운 ‘작심’作心을 하는 것에 보다 신중해졌다. 또 그 작심으로 인한 어떤 강박에 더 이상 시달리고 싶지 않아 졌다. 그래서 지금 주어진 것에 좀 만족하며 살아보고자 결심하려고 할 따름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너무 많은 작심을 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많은 것을 이루어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것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아니다, 뒤돌아보면 오히려 그 많은 것들을 이루어내기 위해 나름 힘껏 애쓰며 살아왔고 -운이 좋아서였는지- 그중에 일부는 이루어냈다고도 생각한다.
필자는 이번 새해 아침부터는 더 많이 손에 쥐려는 삶은 살지 않으리라 ‘작심’作心한다. 이제부터는 거창한 목표와 욕심은 버리고 자족自足하며 살리라 다짐한다. 내일도 여느 평범한 어제 하루와 마찬가지로 그때그때 주어진 소중한 일상日常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오늘 하는 이 특별한 결심 또한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지 않기를 간곡히 바라며 이만 줄인다.
Happy New Year!^^
작심삼일(作心三日) : 결심이 사흘을 지나지 못함. 곧 결심이 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Daum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