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 전에 적어 두렵니다

by The Happy Letter


한 편 한 편 차곡차곡 글을 써 모았습니다. 살아가면서 차마 어디서도 말 못 할 심경心境도 담고 끝내 부치지 못할 편지 같은 글도 쓰고 때때로 떠오르는 이런저런 혼란한 상념想念을 떨쳐 버리려, 내심 복잡해진 머릿속을 좀 비워내 보려 넋두리 같은 혼잣말도 내뱉다가 가끔은 시답잖은 시詩도 지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당신과 함께 한 순간들을 기록해 두고 싶어 졌습니다. 결국에는 모든 것들은 저마다의 인생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대도 나는 끝까지 기억하고 또 기억해 내려 애쓸 것입니다. 훗날 마지막 남은 기억마저 점차 희미하게 조금씩 다 지워져 간대도 나는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으면 지난날을 회상回想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혹여 우리가 함께 겪은 갖가지 고난苦難에 대한 기억까지 잃어버릴지라도 당신을 처음 만난 날,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하던 순간, 당신이 내 생의 동반자同伴者가 되어준 날, 그때 그 순간의 편린片鱗 하나라도 기억 속에 간직할 수 있다면 내 노년老年의 여생餘生도 그리 쓸쓸하진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어쩌면 이 세상 먼저 하직下直할지도 몰라 잊기 전에 여기 이렇게 또렷하게 적어 두렵니다. 고단한 인생길에 ‘동행’同行이 되어줘서 고마워요, 당신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며 지금껏 걸어온 길, 함께 헤쳐 온 그 모든 세월 내내 행복했어요라고.


















동행(同行): 1. 일정한 곳으로 길을 같이 가거나 오거나 함. 2. 일정한 곳으로 길을 같이 가거나 오는 사람.

편린(片鱗) : 원래 한 조각의 비늘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극히 작은 한 부분을 이르는 말.(Daum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