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94 by The Happy Letter
겨울 가고
봄 오면
사람들은
여기 떠나 저기로
이사(移徙)를 가려한다
취업하고
결혼하면
사람들은
살던 곳 떠나 새 집으로
이사를 가려한다
넓은 집 더 좋은 동네로
아직 버리지 못한 기억 속 물건
이사 트럭 가득 싣고
대출 걱정, 이자(利子) 걱정 가슴에 안고
무리수(無理手) 두는 이사를 가려한다
겨울 가고
봄 오면
개구리들은
여기 떠나 저기로
떼 지어 이사를 간다
지나가는 행인(行人)도 차들도 뜸한
어슴푸레한 신새벽 찻길 건너며
개굴개굴 요란스레 소리 내어 울며
개구리들은
떼 지어 이사를 간다
넓은 집 더 좋은 동네로
이미 지나간 일 다 잊고
빈 손으로 이삿짐 수레 하나 없이
이 걱정 저 걱정도 없이
섭리(攝理)대로 떼 지어 이주(移住)를 한다
by The Happy Letter
이사철(移徙-) : 이사를 하기에 좋은 시기. 또는 이사를 많이 하는 시기.
무리수2(無理手) : 보편적인 이치에 맞지 않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생각 또는 행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섭리(攝理) : 자연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와 법칙.(Daum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