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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Mar 07. 2024

봄철 풍경(風景) 1

THL 창작 시(詩) #94 by The Happy Letter


봄철 풍경(風景) 1



겨울 가고

봄 오면

사람들은

여기 떠나 저기로

이사(移徙)를 가려한다


취업하고

결혼하면

사람들은

살던 곳 떠나 새 집으로

이사를 가려한다


넓은 집 더 좋은 동네로

아직 버리지 못한 기억 속 물건

이사 트럭 가득 싣고

대출 걱정, 이자(利子) 걱정 가슴에 안고

무리수(無理手) 두는 이사를 가려한다


겨울 가고

봄 오면

개구리들은

여기 떠나 저기로

떼 지어 이사를 간다


지나가는 행인(行人)도 차들도 뜸한

어슴푸레한 신새벽 찻길 건너며

개굴개굴 요란스레 소리 내어 울며

개구리들은

떼 지어 이사를 간다


넓은 집 더 좋은 동네로

이미 지나간 일 다 잊고

빈 손으로 이삿짐 수레 하나 없이

이 걱정 저 걱정도 없이

섭리(攝理)대로 떼 지어 이주(移住)를 한다



by The Happy Letter




개구리들 집단이동하는 길목주의 표시판. 다 건너 갈 때까지 조심하세요.










이사철(移徙-) : 이사를 하기에 좋은 시기. 또는 이사를 많이 하는 시기.

무리수2(無理手) : 보편적인 이치에 맞지 않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생각 또는 행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섭리(攝理) : 자연계를 지배하고 있는 원리와 법칙.(Daum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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