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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Mar 11. 2024

A national emergency!?


지난해 여름 필자는 여기 브런치스토리에 [진흙탕 이혼보다는 '발칙한' 동거가 낫다?]라는 제목의 졸고를 발행한 적이 있다.


그 당시 글에 출산율[출생률] 0.78 운운했는데 요즘 뉴스에는 일부 지역과 통계 산정기간에 따라 0.7 미만, 즉 0.6명대까지 수치가 더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문제는 연일 국가적 사회 이슈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 국제적으로도 얼마 전에는 영국 BBC 기자의 칼럼(column)을 통해 외부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국가적 난제(難題)에 관해 "국가 비상사태"("a national emergency")라고 명명하는 것까지 인용하며 더욱 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South Korea has the lowest birth rate in the world, and it continues to plummet, beating its own staggeringly low record year after year.”, “If this trend continues, Korea's population is estimated to halve by the year 2100.”, “Seoul's birth rate has sunk to 0.55 - the lowest in the country.”  (Source & cover photo : Why South Korean women aren't having babies (28 February 2024) by Jean Mackenzie/BBC Seoul correspondent. www.bbc.com/news)


이 모든 것이 그냥 손 놓고 앉아 지켜보기만 해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이미 오랫동안 국가적 차원에서 각계각층의 노력이 있어왔고 동시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그 상황은 더 악화일로(惡化一路)의 추세를 보이고 있어 더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




왜 출산율[출생률]이 계속 떨어지는가? 현재의 사회 구조와 환경 그대로라면 한국 사회에서는 젊은 세대는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기가 너무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늦게라도 결혼을 해도 도저히 자녀 한 두 명 낳아 양육하기가(대학 졸업까지 또 결혼시키기까지) 경력단절 이외에도 금전적 비용과 희생 등 너무 많은 trade-off가 요구되기 때문에?


먼저 저출산[저출생], 출산율[출생률] 저하 문제에 직접적으로 많이 논의되는 자녀출산과 양육 관련 (예상되고 또 "미리 다 알고" 있는) 각종 비용, 고물가, 취업난, 경력단절 등등 중요한 이슈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없게 만드는 고용환경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이런 범국가적인 차원의 거대한 사회문제에 관하여 필자가 여기서 하나하나 상세히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출산율[출생률] 저하로 인해 지금 현재 파생(派生)되는 각종 사회문제에 관하여 어떤 관점에서는 보다 전향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차원에서 개인적인 단상임을 전제로 짧게나마 한번 나열해 본다.




요즘의 시대상은 결혼을 늦게(?) 하는 추세라고 한다. 항간에 떠돌던 결혼적령기라는 나이대도 따로 없고. 일부 미혼들 중에는 혼자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살 수 있다면 아예 결혼하지 않겠다며 '비혼'을 선언하는 사람들도 예전 대비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물론 '캥거루족'들도 있지만)


다양한 급선무(急先務)의 과제들이 많이 있겠으나 먼저 한 가지만 살펴보면, 미혼, 비혼 부모와 그 가정 및 그 자녀들에 대한 지원 강화이다. 동거 가정에서 출산한 자녀들에 대한 지원정책이 강화된다면 미혼과 비혼의 동거 가정의 출산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이나 결혼제도 그 자체에 대한 거부감으로 결혼이 늦어지거나, 또는 비혼주의를 선택하지만 자녀는 출산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복지정책 강화는 조속히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경우, 정부가 인정하는 동거 제도인 '팍스[PACS]', 즉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동거 커플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동거커플 및 그 자녀 복지까지도 유연하고도 능동적인 대처를 해오고 있다. 이런 제도 도입에 대한 가치판단과 효율성 여부는 각자 개개인의 가치관과 세계관에 맡긴다.




그다음은 출산율[출생률] 저하 여파의 직접적 결과로 나타나는 경제활동 인구의 급격한 감소 문제다.


급속한 노령인구 증가로 인해 정년퇴직이나 연금지급 연령 조정 같은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현재와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당분간은 우리 사회 속 경제활동 노동인구는 계속 감소 추세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런 국가적인 이슈에는 많은 비용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지금 당장 아이를 낳아도 20여 년은 지나야 우리 사회 속에 실질적인 경제활동 인구가 될 수 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것은 바로 '외국인' 인력 관련 이슈이다. 지금 당면한 출산율[출생률]을 개선하고 해소하기 위한 범국가적 범국민적 노력을 경주(傾注)하면서도 동시에 이제 우리나라도 농어촌이나 각종 산업계에 종사하는 3D 업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더 많은 외국인 인력을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부 취준생들은 취업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현실이다. 취업시장의 구직난이며 한파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지만 취업경쟁에서 자기가 원하는, 소수만 취업할 수 있는 직장을 끝까지 고집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하향 취업"(스펙 디스카운트)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도 아직 많은 취준생들이 꺼려하는 (하지만 누군가는 일해야 하는 노동시장 중에) 여타 노동 분야들도 많다.


물론 엄선된 외국인 도입을 위해 체류허가 및 노동 법규 등 관련 법과 제도의 개선과 보완도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 아직도 외국인에 대해 어떤 막연한 정서적 거부감(?)이나 편견(偏見)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시도나 노력에 앞서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 속 "공정한" 경쟁이자 우열을 가릴 "유일한" 수단과 방법이라 불리는 살인적인 현행 입시제도 그리고 모멸감을 주는 대학 서열화가 개선되지 않는 한, 자본주의 경쟁이라는 미명하에 과열된 사교육과 그런 비용 부담이 먼저 해소되지 않는 한, 또한 월급으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아파트 전세가 매매가 인상 등 주택난 속 주거비용이 개선되지 않는 한, 현재의 출산율[출생률] 문제 해결 방안들은 하루하루 삶을 힘겹게 사는 사람들에게 그저 요원(遙遠)하게 들릴 뿐일 것이다.
















캥거루족 :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어 부모님과 동거하는 청년들.(출처 : [천재상식백과 시사용어], 다음 [백과사전])

3D 업종 : 힘들고, 위험하고, 더러운 직종의 일. 알파벳 d로 시작하는 세 단어인 difficult, dangerous, dirty를 합쳐 부르는 말로, 주로 현장 생산직이나 노동직, 청소업 등이 해당된다. 국민 소득이 높아지면서 직업에 대한 차별이 생겼는데, 한국에서는 1988년 이후로 3D 업종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해당 직종의 경우 인력이 모자라고 상품 생산력이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아무도 종사하려고 하지 않아 노동 인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Daum [다음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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