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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Apr 19. 2024

호강 혹은 호사?


요즘 여기는 날씨가 왔다리 갔다리 한다. 지난주는 무척 맑고 따뜻하다가 이번주는 비도 오고 바람까지 심하게 불고 있다. 연이어 며칠 비바람에 바깥 온도가 한자릿수로 뚝 떨어져 쌀쌀해지다 보니 완전 초겨울 날씨 같다.


하기야 몇 년 전에는 오월초에도 갑자기 생뚱맞게 눈이 내린 적도 있었으니 종잡을 수 없이 변화무쌍한 것이 여기 봄날씨인 것 같다.


안 그래도 평소에 흐리고 비가 자주 오는 편이라 조금이라도 햇볕이 나면 사람들은 앞다투어 “일광욕”(日光浴 sunbathing)하러 밖으로 나오는데 일조량 부족에 비타민D 결핍 증세를 감안하면 공감도 된다. 그래서 여기서는 한여름에도 (햇빛이나 햇볕을 가리기 위하여 쓰는) ‘양산’(陽傘)은 어디서도 볼 수가 없다.


각설하고, 그냥 주말인사를 좀 드리고 싶었다. 음식 소개는 아니고 이번엔 그냥 아주 화창한 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비바람 불기 전에 찍은 여기 사월 봄날, 주말 산책길 풍경 사진을 몇 장 올려두고자 한다.(아주 사적인 의도와 함께^^)




사과나무꽃과 (사과나무과의) 능금꽃이 어떻게 다른 지는 잘 모르지만 사과 열매 맺기 전 요즘 같은 봄철 피어나는 사과나무꽃은 여느 다른 꽃 못지않게 그 화려함이 돋보인다.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와 푸릇푸릇 연두색 잎들이 함께 어우러져 아주 싱그럽다. 나중에 이 사과나뭇가지가지마다 빼곡하게 사과 열매들이 맺히면 그때 이 사과나무꽃도 다시 생각나리라.


좀 TMI 이지만, 필자의 최애 과일이 ‘사과’인데 여기 산책길 사과나무의 사과 열매들은 관리하거나 제때 수확하는 이들이 없는지 한동안 나무에 달려있다가 그대로 땅에 떨어지고 만다. 거의 마치 “관상용”(觀賞用) 수준이랄까? (물론 어디든 마찬가지지만 자연보호와 법준수가 엄격하므로 지나가다 함부로 나무 열매나 꽃들을 따면 안 된다.)




야속한 비바람이지만 그럼에도 바람에 꺾이지 않고 아직 곱고 멋진 자태(姿態)를 뽐내고 있는 이름 모를 봄꽃들도 몇 장 같이 올려둔다.^^



물론 산책길에 이런 예쁜 꽃들을 보며 힐링(healing)하는 호사스러운 ‘눈 호강’을 누릴 수도 있지만, 실은 봄이 오면 여기저기 꽃가루 알레르기(allergy)로 (재채기하거나 눈물 콧물 흘리며 또는 코막힘으로) 심하게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호강이든 호사(豪奢)든 뭐든지 아무런 “대가” 없이 누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즐겁고 건강하게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란다!^^













호강 : 호화롭고 편안한 삶을 누림.

눈 호강 : 아름답거나 보기 좋은 것들을 한꺼번에, 또는 자주 보아 호화롭고 편안하게 지냄. 또는 그런 상태나 생활.

호사1 (豪奢) : 호화롭게 사치함. 또는 그런 사치.

(Daum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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