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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Apr 23. 2024

<눈물의 여왕>은 왜 일찍 끝나지 못하나?

tvN 주말드라마에 관한 어떤 아쉬움


최근 들어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공전(空前)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tvN 주말드라마 <눈물의 여왕>(2024)에 관한 이야기다. 총 16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지난 주말인 토, 일요일에 13회와 14회가 방영되었다.


남자 주인공 배우 김수현 님(극 중 백현우 역)은 워낙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 연기력과 인기를 익히 최정상급으로 인정받고 있었지만,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2016) 때 조연을 맡은 (극 중 윤명주 역) 이후로 어쩌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가장 뜨겁게 주목받고 또 새롭게 재조명받고 있는 '라이징 스타'(rising star)는 바로 이 극에서 여자 주인공을 맡고 있는 배우 김지원 님(극 중 홍해인 역)이라는 세평(世評)이 자자(藉藉)하다.


먼저 이 글은 본 드라마 작품의 시나리오 작가 박지은 님에 대한 비평은 아니고 K-Drama를 보며 느낀 지극히 개인적 감상과 단상일 뿐이다.


또한 아직 시청하지 못하신 독자분들을 위해 스포일러(spoiler)가 될 극 중 주요 내용이나 핵심적인 키워드, 로그라인(logline) 등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를 지망하는 분들이라면 거의 꿈같은 성공작들인 SBS 수목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2013-2014), tvN 토일 주말드라마 <사랑의 불시착>(2019-2020) 등 다수의 인기 드라마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님의 신작으로 <눈물의 여왕>은 시작부터 큰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 작품 또한 매주말 시청률 대박을 터트리고 있어 시청자를 사로잡는 작가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방영 횟수가 거듭될수록 이 드라마가 화제성과 시청률 수치에 있어서도 성공적인 반향(反響)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국내외 K-드라마의 인기와 위상을 다시 드높이고 또한 해외팬들을 겨냥한 한국 드라마 수출시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냥 일반 시청자 중 한 사람의 감상소감 차원에서 아쉬운 마음이 든 것은 다름이 아니라 지난 토요일 방영된 13회에서 (아니면 14회에서) 오픈 엔딩(open ending)으로 이 드라마를 마무리해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개인적인 생각 때문이다. (필자가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를 꿈꾸고 있어 더욱 전체적인 구성과 이야기 내용 '구도'에 관심이 클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이 드라마에 어떤 선입견(先入見)과 편견(偏見)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픈 엔딩(open ending)은 말 그대로 소설이나 드라마 작품에서 독자나 시청자의 상상에 맡기는 결말을 말한다. 이야기 구성과 전개상 가장 주된 의문이 해결되지 않은 채 끝나는 열린 결말은 독자(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물론 작가의 의도적인 이런 열린 결말에도 극의 전개상 개연성(蓋然性 probability)이 부족하면 때로는 해당 작가가 (어떤 식으로든) 결말을 내는 걸 포기하지 않았는가 하는 비판을 받을 여지도 있다.


다가오는 주말에 방영될 15회와 최종회인 16회까지 결말을 다 보고 나서 글을 쓸 수도 있겠지만 어쭙잖게 미리 앞서 이렇게 적어두는 것은 앞으로의 그 결말(ending)을 주의 깊게 지켜보려는 '팬심'의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간혹 보면 어떤 드라마는 시청자들을 처음부터 바로 사로잡는 드라마 도입부의 스피디한 극전개와 참신한 흥미유발에 성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중후반 가면서 초반의 극적 긴장감이 떨어지고 이야기가 다소 늘어지는 듯 느슨한(loose) 인상을 줄 때도 종종 있다. 시청자 중 일부는 때로는 혹시 제작비 관련 광고 등 다른 목적으로 방송 분량을 일부러 늘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일부 K-드라마가 보여준 상투적이고도 틀에 박힌 진부한 결말(ending)로인해 이야기 플롯(plot)상 하이라이트나 클라이맥스(climax)의 감동과 흥미를 반감시키는 안 좋은 엔딩 사례를 (물론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경험한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드라마 작품의 방송 구상과 제작, 방영 분량 등 관련 (대중성과 오락성, 예술적 작품성 요소를 포함하는) 제반사항을 작가 혼자서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여타 제작진들에게도 기획 및 편성 의도, 광고주와의 이해관계, 소요되는 제작비를 감안한 광고, 수출시장 계약조건, 다양한 소비자(시청자)들의 니즈(needs) 등 함께 고려할 요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작품의 엔딩도 단순한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잘은 모르지만 어쩌면 오픈 엔딩을 "싫어하는" 소비자(시청자)도 많을 테니)




많은 작가들이 늘 말하듯 좋은 엔딩(ending)은 참으로 어렵다. 인생이나 소설이나 드라마 작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필자는 인생 말년이나 떠나고 작별하는 뒷모습이 특히 더 좋아야 한다는 글을 발행한 적도 있다. 여기 짧은 에세이에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문장으로 사족(蛇足) 없는 글말미로 마무리 맺어야 하듯)


꼭 "인생은 미완성"이라서가 아니다. 우리가 저마다 살아가는 삶의 이유와 의미까지도 되돌아보게 하는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모든 드라마가 '해피 엔딩'(happy ending)만이 능사(能事)는 아닌 것 같다.


우리의 인생사를, 실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대신 새롭게 조명하고 약간의 창의적 허구와 상상력으로 재미와 감동을 담아내는 예술작품으로서의 드라마 한 편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오락성을 넘어서 이 사회 속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아주 큰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의 이런 우려(憂慮)가 - 최소한 이 인기드라마 작품 <눈물의 여왕>에서는 - 부디 괜한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고 바라고 싶다.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또 미래의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으로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 드라마 작가가 회심(會心)의 반전(反轉)으로 새롭고 참신한 감동의 기발한 엔딩(ending)을 보여줄 수도 있는데 필자가 섣불리 이런 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일단 참고 기다려 보자. 숨죽이며 시청하게 될 다가오는 그 최종회를 끝까지 응원하고 기대한다.















로그라인(logline) : 작품의 줄거리나 주제 따위를 요약한 한 문장.

클라이맥스(climax) : 극이나 영화, 소설 따위에서, 사건의 전개나 인물의 갈등이 가장 높은 정도에 달한 부분.(다음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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