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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May 03. 2024

등나무꽃

THL 창작 시(詩) #102 by The Happy Letter


등나무꽃



겨울 내내 추위에 뜨는

차가운 전봇대처럼

출근길 담벼락에 기대어 서있던

등나무에 꽃이 피었습니다


형형색색 온갖 봄꽃 서둘러 치장(治粧)해도

사람들 카메라에 앞다투며 뽐내어도

무심(無心)한 듯 가만히 서 있던

등나무에 드디어 꽃이 피었습니다


밤새 내린 비 흠뻑 들여 마시고

힘껏 오월맞이 나서는 등나무는

수줍게 웃음 지으며

연보랏빛 꽃다발을 활짝 드러냈습니다


나는

이제 매일매일 웃을 일만 남은

눈물 나도록 흐드러지게 아름다울

당신의 내일(來日)을 응원하겠습니다



by The Happy Letter











*흐드러지다 : (꽃이) 한창 만발하여 매우 탐스럽다.(다음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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