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102 by The Happy Letter
겨울 내내 추위에 뜨는
차가운 전봇대처럼
출근길 담벼락에 기대어 서있던
등나무에 꽃이 피었습니다
형형색색 온갖 봄꽃 서둘러 치장(治粧)해도
사람들 카메라에 앞다투며 뽐내어도
무심(無心)한 듯 가만히 서 있던
등나무에 드디어 꽃이 피었습니다
밤새 내린 비 흠뻑 들여 마시고
힘껏 오월맞이 나서는 등나무는
수줍게 웃음 지으며
연보랏빛 꽃다발을 활짝 드러냈습니다
나는
이제 매일매일 웃을 일만 남은
눈물 나도록 흐드러지게 아름다울
당신의 내일(來日)을 응원하겠습니다
by The Happy Letter
*흐드러지다 : (꽃이) 한창 만발하여 매우 탐스럽다.(다음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