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력한 20대 이야기

[스토리 1. 절실함]

by hash

여행 도중 책을 많이 읽었다.

노트북 대신 아이패드를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 인터넷이 되는 곳은 언제나 서점이 되었다.


어떤 책인지 모르겠지만 이 문장이 기억난다.


"20대는 무능력하다."

아는 사람 없는 낯선 도시를 간다면 얼마나 무능력 한지 깨닫게 될 것이다.


호주에 있을 때, 그 무능력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가지고 있던 돈은 단돈 30만 원뿐이었다.

돈을 아끼려 3달러 안 되는 식빵에 라면 스푸를 뿌려먹으며 하루 끼니를 때웠다.

호주의 하늘은 어찌나 광활하고 맑던지.....


낯선 도시는 나를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대학까지 나왔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육체적 노동으로 바꾼 돈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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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낯선 서울이란 도시에서 나를 다시 한 번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회사에서 달아 준 컨설턴트, 연구원이란 신분은 회사에 떠나면서 다시 반환되었다.

소속된 그룹에서 나온 나란 존재는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


회사 아래 성장할 수 있지만 나의 결정이 아닌 타인에게 그 결정권이 돌아간다면 다시 무능력해질 것이다.

만약 그때 나이가 들어서 일어설 힘도, 열정도 없으면 어떡하지?.....

젊은 시절, 실패를 해도 회복기가 빠를 때, 미련 없이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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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재 젊은 목수라고 불리고 있다.

내가 목수의 일을 할 거라고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 전공도 아니고 관련된 일을 했던 적도 없었다.


하지만 목수일을 하는 기획자이자 메이커의 매력에 빠져있다.

목공을 배운지 내년이면 3년 차... 취미로 가구를 만들었지만 이젠 생계수단이 되었다.

어쩌면 스스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요리를 만드는 쉐프처럼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를 선정해서

칼의 종류나 불의 세기를 정하는 것처럼 적정한 도구를 이용해 사용되는 기계장비들과

미세한 향신료를 첨가하듯 가구에 맛을 담는 소재로 어느 정도 사용할지를 정하게 된다.

그릇 위에 보기 좋게 담아내듯 천연 오일로 마감하여 가구에 빛을 담는다.


이제 시작이 되었다.

나의 무능함에 끝이 어디인지, 바닥을 치고 올라갈 수 있을까?

이제는 돌아갈 곳도, 뒤돌아 볼 곳도 없다. 모든 것을 끊고 나의 브랜드를 찾으러 모험을 하고 있다.


다시 나에게 절실함이 생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