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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jakesong Apr 17. 2024

긍정적 피드백이 필요한 이유

인간은 생각하지 말라면 더 생각한다

각종 SNS나 커뮤니티 게시판을 보다 보면 종종 보이는 동기부여에 대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 기억에 남는 건, “지금부터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동기부여 글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의 머리 속에는 어떤 형태로든 본인이 기억하는 코끼리의 모습이 계속해서 떠오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자, 이제 아래 사진을 보고 나면 이제는 이 코끼리만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세요.


인간의 인식체계는 굉장히 단순합니다. 귀로 코끼리를 들었고, 눈으로 코끼리를 보았습니다. 그러면 그것만 기억하게 됩니다. 이걸 머리 속에서 지우는 방법은 단 하나 뿐입니다. 다른 걸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기억은 컴퓨터와 달리 데이터를 지우는 법을 모릅니다. 다만 덮어쓰기를 할 뿐입니다.

그런데 막간을 이용해서, 여러분은 혹시 포렌식 서비스를 아시나요? PC나 스마트폰 등에서 중요한 데이터를 실수로 삭제하거나 의도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삭제하거나 하였을 때 기존 데이터를 복원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카카오톡의 대화창도 삭제하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복구가 불가능하나 포렌식 서비스를 통해서 살리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설명하면 사실 컴퓨터 역시 “지운다”는 작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아시나요? 컴퓨터의 경우에도 기존의 데이터를 단지 “0"이라는 빈 값으로 수정하는 방식으로 구동합니다. 그렇다면 포렌식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특정 섹터의 각 코드가 적혀 있던 자리에 특정 시간대에 0 아니면 1이 기록되어 있었던 흔적들을 찾아 물리적으로 하나하나 살려내는 작업입니다. 그러다 보니 복원하려는 데이터 양에 따라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는 복원이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사담이 길어졌는데, 결국 요약하면 이 세상에는 사실 “삭제”라는 개념이 없다는 것입니다! 교체라는 개념만이 있습니다. 화학 이론 중 라부아지에가 창안한 “질량 보존의 법칙”에 의하면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반응을 일으킬 때 절대적으로 총량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형태의 무언가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기억도 무엇인가를 기억에서 없애려면, 삭제가 아닌 교체가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의 머리는 기억을 교체할 뿐이지, 삭제를 할 수는 없다.


이 개념을 여러 커리어 코칭 전문가들이 많이 다루는 사례를 예로 들면, 스키 선수에 대한 사례를 들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 어렵다고 느끼고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것은, 장애물을 인식하는데에 신경이 매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스키 선수의 경우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빠른 속도로 슬로프를 내려가며 장애물을 피해가야 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빠르게 장애물을 돌파하고 골인 지점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길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장애물에 대한 생각을 버리고 내가 가야 하는 길에만 집중하니 코스가 넓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공감이 되시나요? 하지만 이 정도는 이론적인 참고사항 밖에는 되지 못 할 겁니다. 여러분께서는 이 내용을 보시고 당장 본인이 하는 일에 접목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Actionable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으신가요?


좀 더 실생활에 접목한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2023년 1월 22일 대한민국의 도로교통법이 개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혼란을 초래했죠. 그 범인은 바로 우회전 시 일시정지에 대한 개정법입니다.

여러분은 변경된 우회전법에 대한 이 그림을 보면 이해가 되시나요? 많은 분들이 이해되신다고 하실 수도 있어요. 다만 운전하는 그 순간에 이 복잡한 시나리오를 머리 속에 그리시면서 0.5초 안에 판단하라고 하면 너무나도 복잡한 설명법입니다.

위의 내용을 제가 긍정적 피드백 방식으로 한 문장으로 요약해 드릴게요.



우회전을 할 때는 천천히, 보행자가 없다는 게 확인되고 나면 신호등이 빨간 불이어도 가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좀 더 머리 속에서 정리가 쉽지 않을까요? 무조건 서행하는 건 전제로 깔고, 빨간 불이던 보행자 신호던 일단 사람이 없는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사람이 있으면 뭐가 됐든 정지하면 되구요. 법이란 건 수많은 대중들이 다 이해를 하고 지켜야 하는 것인데 상대방이 쉽게 이해하고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긍정적 피드백 방식으로 개정하고 전파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게 긍정적 피드백에 대한 이해를 위한 빌드업이었습니다. 결국 얘기한 것처럼 사람들은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면 머리 속에서 잘못된 행동에 대한 “삭제”는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하지 말라는 행동이 더욱 강하게 뇌리에 남아서 잘못을 반복하거나 판단이 되지 않아 머뭇거리는 상황을 연출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올바른 행동을 주입해야 합니다.


사실 유아교육을 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공감하는 내용일 것입니다. 아이가 올바른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긍정적 피드백만이 효과적이거든요. 아이가 예를 들어 포크를 들고 위험하게 휘두를 때, “그러면 안돼, 그러면 못 써"라는 것보다 “포크는 음식을 이렇게 찍어서 먹을 때 사용하는 거야”라는 설명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입니다. 이 예에 대해서는 저보다는 유아교육 하시는 분들이 더 잘 설명해 주실거라 믿습니다!


일에 있어서도 긍정적 피드백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내부적으로는 팀원에게 일을 가르쳐 줄 때, “이렇게 일처리를 하면 어떡해, 이렇게 하면 안돼"보다는 “이런 케이스에서는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하면 돼”라는 것이 그 팀원의 기억 속에 더 확실히 자리 잡을 거라 믿습니다. 사실 고객을 만나서 미팅을 할 때도 긍정적 피드백은 그 힘을 발휘합니다. 고객이 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하거나 경쟁사 대비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고 할 때 “고객님 그게 아니구요"라는 멘트보다 “아, 고객님 그런 식으로 보일 수도 있겠네요, 저는 그런 관점에서는 보지 못 했네요! 좋은 피드백 감사 드립니다. 저희가 잘 표현을 못 했을 수도 있는데 저희의 제품/서비스는 강점이 있습니다” 등의 표현이 미팅을 더욱 부드럽게 풀어갈 수 있습니다. 경쟁사와의 경쟁 우위를 가져갈 때에 필요한 전략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고 별도로 다루겠습니다.


긍정적 피드백 방식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본인이 사용하는 또 다른 노하우가 있으실까요?


#인시디얼 #insideal #사업개발 #businessdevelopment #긍정적피드백 #positivefeed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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