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막내가 졸업을 했다.
평생 학생일 것만 같은 막내가 졸업을 하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이미 화장을 하고 머리도 어른 스럽게 만진 딸은 더 이상 내가 품에 앉고 기저기를 갈던 아기가 아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시고 왔다.
걷기도 불편하시지만 손녀딸의 졸업인데 꼭 직접 가서 보고 싶다고 하셨다.
졸업식장까지 한참을 걸었다.
어머니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한참 천천히 걸어야 했다.
그리고 자꾸 당신이 다른 사람들의 길을 막는 것은 아닌지 두리번거렸다.
졸업식이 끝나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손녀를 기다렸다.
막내는 들뜬 마음에 여기 저기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느라 약속한 장소에 보이지 않았다.
휴대폰을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어머니는 서 있는 것도 힘든지 숨을 헐떡이셨다.
아버지는 그런 모습이 안쓰러우신지 한숨을 계속 쉬었다.
한참을 지나서야 막내가 어머니, 아버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머니는 졸업 선물로 주고 싶다던 꼬깃꼬깃한 돈 봉투를 펴서 막내에게 내밀었다.
그 모습도 내 가슴에 콕콕 상처를 주었다.
막내는 친구들에게로 갔고 더 이상 체력이 없던 어머니 아버지는 그만 가자고 했다
찬 바람을 헤치고 다시 천천히 어머니 아버지를 부축해서 돌아 나왔다.
아버지는 계속해서 무슨 말을 하셨다.
말할 사람이 없어서 평소에 말을 못하시다가 아들과 며느리, 손녀를 만나서 말을 못 멈추는 듯했다.
하지만 귀담아 들을 내용도 아니고 혼잣말 처럼 계속되는 말을 일일히 상대하기도 힘들었다.
후회가 되었다.
좀 더 참을걸, 막내 사진을 더 찍어 줄걸, 어머니와 더 천천히 걸을걸, 아버지의 말이 안 들렸었어도 그냥 끄덕여 들일걸. 아내 옆에 더 있어 줄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