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짧은 생각

코리안 몬스터와 아이러니

투수에게 홈런을 맞은 투수

by 심내음

요새 메이저 리그에 진출한 류현진 선수에 대한 방송을 재미있게 보고 있다. 이번 주에 본 것 중에 굉장히 인상 깊은 것이 있었다. 류현진 선수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야구공들을 보여주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본인이 메이저리그에서 첫 번째로 친 홈런의 공이었다. 타자도 아닌 류현진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와서 첫 번째로 친 홈런의 공이라 무척 인상 깊었다. 분명 뜻깊은 기념이 되는 공일 것이다. 그런데 내 눈을 사로잡은 더 극적인 장면은 그다음이었다.


그 공을 장식하는 받침대에 홈런을 친 날짜, 장소가 적혀 있었고 그다음 바로 그 공을 던진 투수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런 잔인한 미국 사람들 하고는 누가 만들었는지 참.. 허허. 투수에게 홈런을 맞은 투수, 그것도 한국에서 메이저 리그로 진출한 외국인 투수에게 1호 홈런을 맞은 그 투수는 이전 홈런을 맞은 날을 평생 잊고 싶었을 텐데 공 받침대에 떡하니 자기 이름이 새겨져 있고 그뿐만 아니라 자기의 이름이 방송을 타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알려지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을 것 같다. 그렇게 한국 사람들에게 더 유명하게 된 투수 안토니오 센자텔라 (Antonio Senzatela)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며 나는 이번 주 방송에서 당신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얼굴도 참 선하게 생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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