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투리 시간, 귀에 집중해 보세요
바야흐로 팟캐스트 전성시대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팟캐스트 시장 주도권을 놓고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네이버는 '오디오클립'이라는 자체 서비스를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국내 최대 팟캐스트 업체인 '팟빵'과 제휴를 맺으며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벅스 역시 녹음과 편집, 방송하기와 같은 기능을 한데 모은 어플인 '팟티'를 출시했다. 그중 오늘은 재미있게 듣고 있는 경제 팟캐스트 5를 소개하고자 한다. 순전히 개인적인 기준이오니 여기에 소개되지 않았다고 한들 큰 의미는 없을 듯싶다.
1.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것은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이다. 사실은 MBC 라디오를 통해 방송되고 있는 콘텐츠인데 팟캐스트를 통해 무료로 다시 듣기가 가능하다. 팟캐스라고 하면 실없는 농담이 섞여 있고 자기들끼리 웃고 떠드는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에는 적용되지 않는 이야기다. 기자 출신인 이진우 진행자는 목소리도 안정적이고 경제 문외한의 입장에서 궁금한 것들을 출연자에게 집요하게 물어봐 주기도 한다. 때문에 경제가 다소 어렵다고 생각되더라도 부담 없이 듣기에 좋다. 일반적인 경제 상식은 물론이고 최근 경제 이슈까지 다루는 것도 큰 장점. 더구나 매일 방송하고 평일 기준으로 광고를 제외하면 20분 남짓 주말에는 40여분의 짧은 분량 탓에 출퇴근 길에 듣기에도 안성맞춤이다.
2. 이건머니
'이건머니'는 SBS 경제부 기자들이 만든 팟캐스트 방송이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라디오 방송은 아니라는 점이다. 기자들의 방송인만큼 전문적인 취재 내용이 가득하다. 취재 뒷이야기도 있어 미처 뉴스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도 들을 수 있다. 그러면서 TV 뉴스 속 정해진 대본을 읽는 것과 달리 자유로운 편안함이 묻어있는 것은 큰 매력이다. 싸고 저렴한 물건을 얻을 수 있는 소셜커머스 쇼핑 정보, 좋은 달걀 고르는 방법 등 생활 속 노하우도 얻어갈 수 있다. 그들의 마지막 멘트를 통해서는 요즘 경제가 어려워진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도 느낄 수 있다.
"그럼 저희는 이제 방송을 마치고 주변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 점심을 먹으러 나가겠습니다."
3.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
신문 기자를 하다 뛰쳐나와 팟캐스트 만든 것이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이다. 제목 그대로 경제 이슈 속 숨겨진 진실을 말해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른바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는 것이다.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의 의혹도 있지만 취할 것만 취하고 아니다 싶은 건 그냥 흘려보낸다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두 진행자의 독특한 말투와 짜인 듯 안 짜인 듯 주고받는 대화 속에 듣는 재미가 맛깔난다. 주 6일 방송이 올라오는데 보통 땐 경제 이슈에 대해 다루다가 가끔 진행되는 경제 용어나 경영 이야기, 커피 비평이나 작가를 초대해 듣는 특집 등은 방송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4. 개인투자자 수익대박작전. 개수작
주식 관련 팟캐스트다. 이 분야는 특성상 입바른 소리 많이 하는 사기꾼적 기질이 다분한 사람들이 진행하는 듯한 방송들이 많다. 서로 잘 낫다는 식이고 스스로 전문가라 자부하며 격을 떨군다. '개인투자자 수익대박작전'의 장점은 여러 진행자들의 케미가 잘 어우러지면서도 서로 간의 대결 구도가 있어 청취차들에게 걸러 들을 수 있는 장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진행자 중 한 명은 과거 주식을 하다가 현재는 아예 주식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비교적 객관적이면서 전문적인 시황, 구체적 종목 추천까지 얻어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알찬 주식 방송이다.
5. 미국주식에 미치다
미국 주식에 관해 들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팟캐스트 중 하나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듣는 것이 아니다. 미국 주식을 한국에 들여온 1세대 장우석 본부장을 중심으로 방송되는 '미국주식에 미치다'는 우선 미국 주식에 접근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먼저 심어주며 전혀 어렵지 않음을 일깨워 준다. 동시에 여전히 한국 주식 투자와 달리 국내 증권사에 존재하는 높은 수수료 등의 많은 제약들을 없애는 것에도 일조하는 듯하다. 무엇보다 전 세계 중심인 미국이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창구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디오 콘텐츠의 홍수 속에 오디오 콘텐츠가 주목받는 것은 어쩌면 아이러니하다. 과거 시간 때우는 용도로 라디오라는 콘텐츠가 붐을 이루었다면 팟캐스트는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짧은 시간 안에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분명 있는 듯하다. 과거와 현재에 불고 있는 오디오 열풍, 그 시작은 다르지만 당분간은 계속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