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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Sep 30. 2015

첫 줄이 안 써져요

  아무리 글을 무작정 쓰기로 마음 먹었더라도 첫 줄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글의 제목도 정했고 주제도 분명하고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머릿속에 담겨있음에도 첫 문장이 안 써지는 경우다. 어렵게  한두 문장을 적은 후에도 도무지 진도가 안 나가는 경우도 있다. 만약 "나는 역시 글을 잘 못 써"라며 포기하고 돌아 선다면 큰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겪는 문제를 자신만의 오류로 잘못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 글을 써야 할지 결정했음에도 써 내려가기 힘든 이유는 글을 쓰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첫 문장은 좀 더 강렬해야 해. 똑같은 단어를 너무 많이 반복한 것 같아. 이 표현은 너무 어려운 건 아닐까. 맞춤법을 잘 모르겠어.  쓸데없는 말을 적은 건 아닐까.


  이와 같은 생각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장애물로 작용하는 까닭은 결코 한번 쓴 글을 되돌아 보지 않는 습관 탓이다. 솔직히 말하면 한 번에 완벽한 글을 써내려 가는 사람은 없다. 이건 유명한 작가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일단 초고를 한번 적은 후에 수십 번 되새기며 고쳐나가는 퇴고란 작업을 한다. 그렇게 해서 완성한 글이 비로소 좋은 글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퇴고의 과정이 필요하다.


"거의 모든 명문들도 거의 다 형편없는 초고로부터 시작된다. 당신은 일단 무슨 문장이든지 써볼 필요가 있다. 내용은 뭐라도 상관없다." - 앤 라모트 <글쓰기 수업> 中


  퇴고의 필요성을 알았다면 글 쓰는 방법을 바꿔보자. 우선 초고를 적어보자. 이 초고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쓸수록 좋다. 어차피 고칠 글이라고 생각하고 부담 없이 생각 나는 대로 적자. 그리고 2-3차례 퇴고를 거쳐 글을 완성해 보자. 퇴고를 할 때는 가급적 초고를 쓴 날 하지 말고 다음날이나 며칠 뒤에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프린트해서 읽어 보거나 소리 내어 읽어보거나 누군가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하고 가만히 들어보는  다양한 방식을 써 보면 도움이 된다.


  퇴고할 때는 무언가를 자꾸 더 적으려고 하지 말고 불필요한 문장이나 단어를 제거해 보자. 간결한 글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도 검사해 보자. 전문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맞춤법 검사를 해 주는 사이트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므로 자꾸 연습해서 익숙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신. 이 글도 초고로서 완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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