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한글
개강 7주차, ‘하기시러병’ 에 걸렸다.
평일 중 5시간 이상을 나는 책상 앞에 앉아있는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엔 일을 하거나, 일을 한다.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시간이 없어 평일에 어딜 나가는 건 상상하지도 못한다. 하루가 26시간이었음 좋겠다, 라는 생각과 함께 평일을 보내고 나면 주말이 온다.
주말은 선택의 기로에 서는 순간이 된다. 그간 못만난 친구를 만나 심적 에너지를 충전할 것인가 (I같은 E) 집에서 푹 쉬며 신체적 에너지를 충전할 것인가. 지난 2달간 나는 늘 후자를 택했다. 강제로 택한 것도 없지 않아 있다. (코로나망할색-) 하지만 이번주, 나는 큰 결심을 했다.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예상했듯, 나는 심리적으로 굉장히 충만해졌다. 그러나 신체는 바닥이 난 모양이다.
끊임없이, 끊임없이
쉬고 싶다.
자고 싶다.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고 싶지 않다.
난 내 앞에 산더미같이 쌓인 일들을 하나, 둘 외면하기 시작했다.
변명-
사실 다 변명이다. 나는 전형적인 용두사미형 인간이고, 지금 나는 그저 내가 용일 때 벌려 놓은 모든 일들에 대해 흥미를 잃은 뱀일 뿐이다.
나는 내가 용두사미형 인간이라는 사실이 치가 떨리도록 싫다. 초반에는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일에 몰두하지만 어느 순간 난 페이스를 잃고 착, 하고 풀려버리는 내 모습. 그 순간이 언제 오는지 정확히 가늠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언젠간’ 그러한 순간이 온다는 것. 나름 25년을 살았는데, 무언가에 대한 나만의 페이스를 찾는 것은 항상 풀기 어려운 숙제이다.
아니 그래서-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정신차리라는 채찍일까, 그래 조금은 쉬라는 당근일까.
정답을 아는 사람 어디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