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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쭌스토리 Feb 19. 2019

정답은 없다.

얼마나 길게? (기간) / 얼마나 많이? (비용)


"세계 일주를 하려면 기간은 얼마나 좋을까요?"

"총경비는 얼마나 쓰셨어요?"

"가방은 어떻게 싸야 하나요?"

"비자는요? 비행기는 편도로 끊으면 되나요? 비상식량은 무엇을 챙기는 게 좋을까요?"

...



이제 여행을 떠나고자 마음을 먹은 당신이라면, 머릿속에 수많은 물음표가 떠오를 것이다.

1+1=2라는 주입식 교육을 받은 나로서도 누군가가 "틀리지 않은" 절대적인 확실한 정답을 말해주길 바랬다. 아니라면, 힌트라도 주길..

물론 손수 길잡이가 돼 본인들이 다녀온 루트와 정보를 공유해주는 위인(?) 같으신 여행자분들도 있지만,

참고는 하되,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정답은 없다"라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물 한 방울과 물 한 방울이면 만나면, 두 방울이 아닌 한 방울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엔 길 위에 서있을 이는 당신이니, 그대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1. 얼마나 많이?(여행 경비)


내가 쓴 한 달 평균 여행경비는, 어떤 이에게는 3개월도 돌아다닐 수 있는 금액이었지만,  다른 어떤 이들에게는 일주일치 경비밖에 되지 않는 금액이기도 했다. 나는 액티비티를 좋아해서 번지점프, 패러글라이딩, 래프팅 다이빙 등 활동적인 여행을 하느라 돈을 썼지만, 식도락 여행, 미술여행, 공연 여행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본인 목적에 맞는,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그 값을 지불할 것이고, 같은 곳에 가더라도, 교통수단, 숙박, 식사, 패키지여행/자유여행 등 각자의 취향에 맞는 여행을 한다면, 그 비용도 천차만별일 것이다.


나처럼 직장생활을 하며 돈을 모아서 여행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용돈을 저금해서 또는 현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행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얼마가 필요한지는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때 인스타 해쉬태그에 "돈 떨어지면 귀국" 이란 말이 여행자들 사이에서 종종 사용되었는데, 그래. 그냥 가진 만큼, 다녀오면 되는 거다. 여행이란 것이 이번 한 번으로 영원히 끝나버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행 경비 문제로 너무 큰 고민을 안 했으면 좋겠다.  




2. 얼마나 길게? (여행 기간)


나는 정말 떠나기 전에는 1년이면 5대양 6대주를 다 돌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3개월 별로 대륙을 묶어서 다녀오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떠나보니, 마음에 드는 도시에서 몇 주나 있기도 했고, 아무리 유명한 곳이라도 선뜻 발길이 가지 않기도 했다. 장기 여행을 하며 "(유명한 곳에) 찍고 온다"라는 게 큰 의미가 없는 것을 깨달아가면서 부터 였다.  나처럼 1년을 계획했다가, 2년이 된 사람도 있고, 6개월만 한 사람들도 있다.

계획보다 길어질수도, 짧아질수도 있다.


그러니, 너무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그대가 꿈꿔왔던 장소, 편도 티켓만 있다면, 기간여유를 두고, 떠나라. 혹시라도, 장기 여행을 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앞선다면, 나는 같은 고민을 했던 나에게, 내 아버지가 했던 말을 빌려 말하고 싶다.


"딸아. 네가 60,70세 까지 산다고 했을 때, 지금 길 위에 있는 이 일 년이란 시간은 절대 긴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전 세계 사람들 1%도 하지 못한 것을 너는 하고 있다. 당장의 두려움에 지금 눈앞에 있는 소중한 경험들을 놓치지 말거라."





우리는 스치듯 지나가는 일상 속의 함축된 문장들 속에 진리가 있음에도 쉽게 간과하고 사는 것 같다.

이 말들은 오랜 시간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살다 간 이들의 경험이, 세대를 거쳐 숙성되고 거르어져 진실된 알맹이만이 남아있는데도 말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그대."



내가 당신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는 그저 내가 겪었던 이야기.


혹시 떠나기 전에 두렵다면,

혹시 떠나기를 바란다면,

혹시 길 위에 있다면,

혹시 나와 같은 길을 먼저 걸었다면,



당신을 설레게 할 수도, 혹 용기를 줄 수도 있을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자 한다.






이제는 그대들이 나에게 힘을 줄 차례.

부디 내가 이 여행기를 온전히 마무리할 수 있기를 당신의 응원 한 줄을 기다리며,

함께 호흡을 나눌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유월 이야기. the jun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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