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덩어리 도시락
볕이 좋은 날
딸 아이가 소풍을 간단다.
늦잠꾸러기가 부지런이가 되어
도시락을 싼단다.
보니 많이 좋은가보다.
보니 웃음 가득이다.
구름 없이 파란날
어느새 친구와 소풍을 간단다.
스물하고도 셋 , 청춘이 되어
도시락을 싼단다.
진짜 즐거운가 보다.
진짜 가까운가 보다.
한가로운 토요일 어느날
사랑하는 얼굴로 소풍을 간단다.
웃음 가득 부드러운 이가 되어
도시락을 싼단다.
아빠가 부러운 척 하나보다.
엄마가 샘내는 척 하나보다.
온가족이 느긋한 주말 아침
저마다 한 마디씩 사랑 보태어
도시락을 싼단다.
아빠의 커피와 엄마의 샐러드,
동생의 꾸밈까지 더해
도시락을 싼단다.
모름지기 도시락은 이래야 하는 법
눈물 따위,
걱정 따위,
상처 따위,
멀찌감치 떨어져 온전히
사랑 덩어리어야하는 법.
세상사 나아갈 길에
어찌 눈물 흘리며 먹는 도시락이 없을까마는
아직 내 품 안에선
사랑 덩어리, 웃음 덩어리
도시락만 만나게 하고 싶다.
강물 위 화사한 햇빛 받으며
좋아하는 사람과 눈맞춤하며
행복 덩어리 도시락만
만나게 하고 싶다.
엄마 마음은 언제나 늘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