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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Mar 05. 2019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송도아트센터 2019 개관공연

 바보 같이 또 시간 계산을 잘못했다. 공연 시작 시간을 5분 넘기고 어둠 속에서 겨우 자리를 찾아 앉았다. 다른 관객에 대한 미안함으로 한껏 구부러진 허리를 펴자 이번에는 눈과 귀로 몰려드는 엄청난 웅장함에 그저 놀랄 뿐이었다.

송도 인천 아트 센터

 ‘인천송도아트센터’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첫 번째 방문인 작년(2018) 10월 ‘아트센터’ 개관 전 시험공연인 ‘코리안 챔버 오케스트라’ 공연에서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 바닷가 어둠 속에서 빛나고 있는 아트센터의 겉모습은 환상 그 자체였다. 인천 송도에 또 다른 명물이 들어선 것이다.

마에스트로의 지휘하는 손 모양에서 영감을 얻어 지었다는 아트센터 외관-다음 이미지

클래식에 문외한인 나의 귀에도 대단하게 들릴 정도로 아트센터의 음향 설비는 대단해 보였다.

오케스트라를 둘러싸는 빈야드 스타일과 풍부한 반사음을 구현하는 직사각형 형태의 슈박스 스타일 등 각각의 장점을 혼합한 설계기법으로 시공되었다고 한다.
2019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팸플릿을 읽어 볼 새도 없이 분주하게 자리에 앉은 나는 금방 공연에 빨려 들 듯 몰입되었다. 이번 공연은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 공연(스페인 ‘라 푸라 델스 바우스 La Fula Dels Baus 제작)이다. 알 듯 모를 듯 세 단어들을 폭풍 검색한 후 지금 그날의 감동을 되새김하며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성경 한 구절 한번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나에게는 다소 쉽지 않은 내용이었지만 그날의 음률과 아름다운 목소리는 아직도 귀에 들리는 듯 쟁쟁하다.

♡ 성경 창세기가 전하는 7일간의 천지창조 과정을 노래한 장엄한 종교극이다.
♡ 무대 위 스크린에서 빛나는 다채로운 영상과 빛들은 압도적이다.
♡ 30여 개의 커다란 헬륨 풍선은 다양한 역할과 기법을 소화해 내며 신선하게 다가왔다.
♡ 태블릿에서 쏟아내는 빛들이 웅장한 합창단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깊은 의미를 드러내었다.
♡ 엄청난 높이의 크레인에 올라 서도 흔들림 없이 노래하는 성악가들의 울림이 대단하였다.
♡ 1,000L 아쿠아리움 안에서 유영하는 아담과 이브의 모습은 신비 그 자체였다.
♡ 난민을 표현한 다양한 복장의 합창 울림이, 때마침 등장한 유관순 열사의 얼굴이 오늘의 삶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였다.    

 언제 박수를 보내야 하는지 머뭇거릴 정도의 미천한 클래식 경험의 소유자이지만 그 공연의 감동은 벅차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세 명의 천사(라파엘, 우리엘, 가브리엘) 역할을 맡은 테너 ‘로빈 트리췰러’, 베이스 바리톤 ‘토마스 타츨’ 그리고 우리의 자랑스러운 소프라노 ‘임선혜’까지 그들의 목소리는 천상의 선물이었다. 90여분 동안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에 젖어 귀 호강을 하고 나니 ‘브라보’가 저절로 외쳐졌다.

팸플릿 내용을 요약하니...
♡ 연출 : 카를로스 파드 리사 - ‘92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식 연출가로도 세계적 이름을 알린 창조적이고 파격적인 연출의 장인
♡ 지휘 : 김성진
♡ 카페 라타 안티콰 서울 - 함께 모여 옛것을 함께 연구하고 연주하는 단체
♡ 그란데 오페라 합창단- 무대 경험이 풍부한 전문 성악인들로 구성, 합창지휘-이희성

♡라파엘 -물과 건강함의 수호천사
♡우리엘 - 빛과 변화의 수호천사
♡가브리엘 - 공기와 소통의 수호천사    
환상적인 공연

 공연 후 저절로 우러나는 박수를 맘껏 치니  충만함으로 더 힐링이 되었다. 세계적 수준의 고품격 공연을 펼친 무대 위 모든 이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었다. 이런 공연을 집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감사한 마음이 가득 일었다.

자랑스러운 소프라노 임선혜씨와 찍은 사진 한 장 -여린 이 체격에서 어쩜 그런 큰 울림이!

 아트센터의 세 번째 방문은 과연 어떤 공연으로 또  기뻐하게 될지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나섰다. 이 공연을 볼 수 있게 애쓴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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