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시락 한방현숙 Aug 15. 2019

‘하슬라 아트 월드 피노키오 미술관’

강릉 바가지요금이 실검에 오른 날

‘하슬라’는 ‘강릉’을 부르는 옛 이름

 강릉 관광 안내 지도에는 ‘하슬라 아트 월드 피노키오 미술관’이라는 꽤 긴 이름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이국적 느낌이 진해 외래어인가 싶었던 ‘하슬라’는 ‘강릉’을 부르는 옛 이름이었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해안을 따라 내려오는 중이었다. 드라마 ‘도깨비’로 유명해진 ‘영진항’을 지나고 ‘사천항’을 바라보면서도 어디로 갈까 느긋하게 궁리 중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목적지로 삼은 곳이 ‘하슬라’, 이곳이었다.

내가 이번 여름에 다녀온 강릉 세 곳(핑크 동그라미)에는 바가지요금이 없었다.


 아무 정보 없이, 아무 기대 없이 들른 곳이어서 더했을까? 이곳에 머문 2시간 여 동안 뜻밖의 얻은 기쁨이기에 더 즐거웠나 보다. ‘하슬라 뮤지엄’ 호텔까지 겸하고 있다는데, 다음 강릉 방문 때에는 꼭 한번 묵어봐야겠다. 아비지와 솔거의 이름을 따와 호텔 이름을 지었다는데 전 객실이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한다. 조각가가 조각한 객실은 어떤 모습일까?

바다 카페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입구를 지나 미술관 통로인 식당에 우선 오래 머물렀다. 맑고 시원하게 펼쳐진 정동진 바다와 깊은 호흡을 부추기는 산야초 커피 향 그리고 멋스러운 실내 장식들을 그대로 통과하기란 꽤 힘든 일이었다. 방금 전까지 마주했던 작열한 태양 빛도 거둘 겸 우리는 한참 멍하니 바다만 바라다보았다.

곳곳마다 사진 찍을 것 투성이
 이곳을 세운 부부의 모습이 보인다.
아름다우면 모두 예술이다.
식당 겸 카페 내부
폭염 속 뜨거움을 한참 식히고 관람을 시작했다.
현대미술관 1관 / 아비지 갤러리

 황룡사 목탑을 지었다는 백제 건축장 '아비지' 이름을 따 갤러리 이름을 지었다 한다. 생활 속 소품들이 작품이 된 공간이다.

이렇게 설립되었나 보다.
정말 아름다웠다.
한 명이 보이고, 두 명이 보이더니...
세 명이 보였다. '천년초 테마로드'에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이 있다.
깃털 도넛 같다.
집에 흔히 있는 것들이 작품이 되었다.
우리 학교 강당 창고에도 의자가 저렇게 쌓여 있는데...예술은 신비롭다.
버려진 가스통으로 만들었다는 '난로'가 이 작품인가?
실제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콘센트가 있나보다. 콘센트 이유가 무척 궁금했다.
이 작품 역시 소재가 무엇일까?
정말 놀란 이유는...
재료가 당연 가죽이 아니라...금속이라는 것이다.
돌아돌아 오니 다시 입구! 가끔 길치인 나는 이곳에서도 방향감각 제로! 근데 사실 복잡한 구조이다.
당신의 이야기! 내가 들어 줄게요.
이 작품도 쓰임이 있다....남자 화장실이라는 놀라운 사실!
사임당과 율곡은 강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
현대미술관 2관 / 터널 설치미술

'프랙탈 아트(Fractal art)'라는 말이 나온다. 수학의 프랙탈 이론을 컴퓨터로 환영하여 반복 구조나 자기 복제 구조를 시각 이미지로 표현하는 작품이라는데 완전 이해하지는 못했다.

지하로 내려가고  다시 오르고...복잡하다.
그레이스 박의 설치 미술 '거울의 방'이다. 딴게 아니라 내 모습이 가늘게 나와 정말 마음에 들었다. ㅎㅎ
역시 율곡!
왠지 큰아이가 생각났다. 결연한 의지로...응원하마!
터널 입구이다. 피노키오 박물관으로 이어진다. 누군가는 제페토 할아버지를 구하러 피노키오가 들어갔던 고래 뱃속을 연상한다고 한다.
최옥영 작가의 터널 작품이다. 색들이 변화무쌍하다.
현대미술관 3관 / 체험학습실
시원하게 트인 창과 바다가...그냥 작품이다.
이 작품의 재료 또한 놀랍다...스테이플러 심! 아프다.

 체험학습실에서는 물감과 체험도구를 구매하여 미술체험을 할 수 있다는데 이날은 사람들이 없었다.

피노키오 박물관/ 마리오네트 관

 키네틱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피노키오 작품들이 선을 보인다. 코가 길어 슬픈, 아니 유명한 피노키오! 동화와 현대 미술이 자연스럽게 또는 예쁘게 만나는 곳이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다.
살짝 무섭지만 끌린다. 인형이 무서울 때가 종종 있다.
여기서는 누구나 피노키오 ㅎ ㅎ 모나리자도 예외일 수 없다.
팜플릿의 유명한 사진, 이것이 공학과 예술이 접목된 오토마타 로봇 마리오네트인가?
아기자기한 작품도 있다.
센서가 작동되어 사람 따라 움직인다. 이것이 예술과 과학의 융합!
담벼락이 익숙하다.
작품 따라하기, 피노키오  안녕!
조각공원 3만 3천 평

어마한 넓이의 야외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전시물도 대단한 것 같은데, 도저히 이 폭염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바다가 최고인 계절에 다시 한번 와야겠다. 미련이 남아야 결국 완성으로 가는 길이 생기는 거니까...

주차장도 예술이다. ㅎㅎ 기린아! 기린아!
저 너머 수많은 작품들을 남겨놓고...다음에 또 봅시다.
둘러본 후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든 곳이었다. 입장료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다. 벽면이나 기둥들을 보면서 살짝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그곳 못지않은 아주 좋은 예술적 공간이었다. 더욱이 우리나라 작가들의 오롯한 창작공간이라 더 좋았는지 모르겠다. ‘하슬라’ 참 아름다운 이름이다


 글을 쓰는 오늘은 공교롭게 '강릉 바가지요금'이 실검에 꽤 오랫동안 뜬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강원도가 한적했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몇몇 지각없는 이들 때문에 누명과 손해를 본 사람들은 얼마나 억울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언제나 물을 흐리는 일부가 문제이다. 나같이 강릉을 아름답게 다녀온 이도 있으니 오늘의 논란이 발전의 계기가 되는 의미 있는 논쟁이 되었으면 좋겠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또는 잊히는 나이가 되니 기록으로라도 그 끈을 잡고자 애를 쓴다. 사진을 중심으로 정리하고 보니 그저 긴 팸플릿 하나 더 만든 것 같다. 방학 중 '미술관 다녀오기' 숙제를 아주 꼼꼼히 기록 어느 학생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처럼...

 그래도 어쩌랴! 그것이 나의 모습이고 취향인 걸! 며칠 뒤 펼쳐보면 또 새로워지라!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과 커피……. 그리고 강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