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 아직 2019년 15월!

2020, 봄은 어서 오고, 코로나 19는 사라져라.

by 도시락 한방현숙
개학 연기

설마설마했는데……. 정말 4월 개학을 맞이하고 있다. 이것도 우리의 희망일 뿐이지 하루하루 코로나 19 상황을 접하다 보니 더 연기된다 해도 이상할 일이 아닌 게 되어 버렸다. 아직 얼굴도 보지 못한 2007년 생 신입생인 우리 반 아이들을 단톡 방에 모아 놓고 오늘도 조회/종례를 한다. 오늘의 공지 사항은 온라인 수업 관련 안내 내용이다. 작년에 우리 반이었던 2004년 생 졸업생 단톡 방 또한 마찬가지이다. 고교 입학식은 물론이고 중학 졸업식도 간소화했던 아이들은 오늘도 답답한 현실에 한숨만 내쉴 뿐이다. 코로나 19 관련 최전방(코로나를 막아내야만 하는 적으로 치자면)에서 애쓰고 있는 의료진이나 공무원들에 비하면 끽소리 못할 배부른 소리이지만 아이들 나름의 답답함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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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학교

3월에 태풍이 불어온다는 이상하지만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일기예보를 접한 게 어제인데, 오늘은 또 햇빛 귀한 구석진 곳에서도 매화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자그마한 여린 꽃송이가 얼마나 예쁘고 의젓하던지……. 거봐라! 아무리 이상한 일들이 우리를 놀래 켜도 계절은 반드시 돌아오는 법이다. 회심의 미소를 지어도 내 입술은 두꺼운 마스크를 뚫지 못하고 있다. 2020년 3월은 아직도 2019년 15월에게 자리를 내어준 채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학교의 3월은 언제나 처음이고 시작이었다. 분주함과 정신없음이 설렘과 떨림으로 자리 잡으며 새 친구, 새 학교, 새 선생님, 새 교과서 등으로 햇살이 가득한 곳이었다. 지금쯤 반장선거를 끝내고 학부모 총회를 하고 있었으리라.

3월 첫 국어수업 시간이면 함께 읊는 시 -변티처 인스타그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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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없는 학교에서 교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우리 교사들은 재택근무와 출근을 번갈아 하고 있다. 학사일정은 여러 번 바뀌었고 그에 따른 학교계획도 계속 수정 중이다. 일례로 내가 맡은 업무만 보더라도 교과별 평가계획과 성취기준/수준 및 교과 계획 제출을 벌써 수차례 변경하여 알림을 반복하고 있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에서 교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의심) 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전국의 교사에게 상처를 준 어느 교육감님의 댓글을 반박하는 영상과 글들이 sns에서 줄을 잇는다고 한다. 바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글을 올렸지만 교사들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고 있다. 긴급 돌봄 등으로 더 수고로운 초등 선생님들과 ‘화재가 안 나면 소방관은 일 안 하는 거고, 도둑이 없으면 경찰은 놀고 있는 거네요.’라는 류의 지지를 보내는 이들과 이 섭섭함을 쓴웃음으로나마 달래 본다.


관련 인터넷 기사 중

어느 분야에서든 반목하고 의심하고 상처주기보다는 한 힘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고자는 지혜가 중요한 때이다. 어지러운 틈을 타 꼭 자신의 이기심이나 독단을 충족하려는 일부 어리석은 이들이 있다면 빨리 정신 차리고 자신의 몫을 다했으면 좋겠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보고 싶다.

입학식은 물론이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없던 우리 1학년 아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발열 체크를 하고, 손 소독을 하고 겨우 중앙 현관에 들어서서 교과서와 교복을 받아가느라 학교를 방문한 것이 전부이다. 그렇잖아도 초등과 중등의 학교생활 변화를 가장 크게 느끼는 1학년 신입생이라 심신이 피곤한 3월인데, 아직 교실 책상에 앉아 보지도 못했으니 개학 후 그 분주함이 눈에 그려진다. 나는 어서 아이들을 만나 자리 배치도 뽑아보고, 청소도 배치하고, 상담도 하고, 즐겁게 웃으며 국어 수업도 하고 싶다.

싱그러운 아이들 입술에서 나오는 선생님~~ 소리를 듣고 싶고, 우리 반 누군가의 이름도 다정하게 불러 보고 싶다.

왁자하게 떠드는 복도를 지나쳐 교실로, 교무실로 수없이 왔다 갔다 하는 일상을 보낸 어느 날은 파김치가 되어 침대에 쓰러지고도 싶다.

아무도 모른다.

2주 후 개학을 할 수 있을까? 아니 코로나 19는 좀 잠잠해질까? 돌아가는 세상살이를 보니 쉽지 않을 것 같다. 친구들을 만나 테이블을 맞대고 환하게 웃는 것이 이리 귀한 일상이었는지 새삼 깨닫는다. TV 채널을 여러 번 돌려도 심각하고 걱정되는 일 투성이다. 우리나라를 넘어,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온통 걱정에 싸여 있다. 여전한 한숨으로 채널을 돌리려는 순간 새로운 장면이 나타난다.

초등생이 돼지저금통을 뜯고, 고등학생이 마스크를 나누고, 어느 할머니가 적은 돈이지만 기부하는 모습이 나온다.

뉴스 끝머리에서 우리의 희망을 찾는다. 위기에 강한 민족이라는 말을 굳이 쓰지 않아도 우리는 자랑스럽게, 슬기롭게, 똑똑하게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오늘도 노란색 점퍼를 입은 사람들이 지난밤까지 애쓴 모습으로 화면에 나온다. 방호복으로 무장한 의료진들이 우리 마음을 뜨겁게 하고 있다
대구로 속속 모여드는 자원봉사자들의 땀방울이 흐르고 있다.

코로나 19 앞에 무너진 수많은 이들, 생계 걱정과 건강 이상으로 뜬 눈으로 지새웠을 많은 이들이 다시 일어서기를 응원한다.

우리 모두의 도움과 합심으로 2020년 4월 이후에는 흐드러진 벚꽃 아래서 환한 이를 드러내며 모두 웃었으면 좋겠다.

오늘 종례 끝~~♡
1학년 3반!
건강하게 관리 잘하고 곧 얼굴 보자. 샘 기다리고 있을게. 설레는 중학생활 샘하고 즐겁게 생활해 보자.


우리 다 같이 힘내자~♡

교실에서 곧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