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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Jul 19. 2016

복날의 뜨거움

맛나게 드셨을텐데...

복날이라고

퍼질대로 부드러운 찹쌀죽을 넘기는데

그만 목에서 딱 걸려버렸다.


내 손으로 엄마를 보내놓고도

종종 이별이 예리한 쇠꼬챙이가 되어

등짝에 우뚝 서서 꽂힐  때가 있다.


연한 살코기는 내 살이 되지 못 하고

다시 뜨거운 눈물로 터져 나와 버렸다.


내 손으로 고이 염해 불길속으로 보내놓고도

불현듯 그 흔적을 찾아 헤맬 때가 있다.


복날이라는데

인삼 한뿌리라도 더 집어 넣고,

전복이라도 더 올려서

푹 퍼진 삼계탕 솥뚜껑을

뜨거운 한김으로 눈가린 채

다시 열어 젖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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