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나의 원격수업은 나날이 발전 중!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

by 도시락 한방현숙
교실로 향하는 걸음

아주 오래전, 책만 달랑 들고 교실에 가던 때가 있었다. 교사가 45분 내내 얼마나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냐가 좋은 수업의 핵심이었던 90년대, 그래서 그게 멋있는 줄 알고 따라 하던 신규교사 때 모습이다. (난 책이 없어도 너희들을 가르칠 수 있다. 그래서 난 능력 있는...) 지금 생각해보면 실소가 저절로 나오는 아주 먼 옛날이야기이다.

교실을 향해 가는 발걸음은 변함이 없지만 손에 든 물건들은 갈수록 많아졌다. 학습지는 물론이고, 아이들 간식, 마이크, 화이트보드 등등 교구들로 가득 찬 바구니의 무게는 세월 따라 함께 변화했다. 코로나 전, 한 보따리씩 수업 자료들을 안고 교실로 향하는 선생님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하고, 신박한 아이템을 공유하기도 하며 발걸음을 함께 했었다.

아직도 심각한 코로나로 인한 위기 상황, 이제는 아예 카트를 밀며 걸음을 옮기는 중이다. 원격수업에 필요한 노트북, 와콤, 휴대전화, 충전기, 연결선, 교재와 교구, 이어폰, 거치대 등등 엄청난 전자기기들이 카트에 가득하다. (지난주에는 교실 와이파이가 원활하지 않아, 팡팡 터지는 특별실을 찾아다니느라 짐들이 더 늘어났다.) 두둑한 바구니나 에코백만으로도 어깨가 무거웠는데, 이제는 카트를 끌고 교실을 찾아가다니... 코로나는 정말 많은 것들을 단숨에 바꿔 놓았다.

노트북 가방, 와콤 가방...카트를 밀며 교실로 향한다.
나의 원격수업은 나날이 발전 중

지난해 에듀테크에 서툴러 고생(ebs 방송에까지 나와 원격수업의 어려움을 토로할 정도로)했었는데, 현재 나의 원격수업 상태를 돌아보면? ‘대단히 훌륭하다’ 자찬할 정도로 눈부시게(?) 발전했고, 다행히 오늘도 또 발전 중이다. ㅎ ㅎ

♡ 1분 전에 한 번 더 울리는 예비 종에 맞춰 교무실을 나선다.
♡ 원격수업 시에는 더 빨리 교무실을 나서야 한다. 실시간 화상수업을 위해 구글 미트를 이용한 국어 수업 방을 미리 열어 놓아야 한다.
♡ 와이파이가 팡팡 터지는 교실을 찾아가야 한다. (현재는 각 학년 별, 스튜디오가 마련되어 훨씬 더 편리하게 원격수업을 할 수 있다.)
♡ 교과서 PDF 파일을 공유하여 와콤을 이용한 필기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 텝을 이용해 유튜브나 자체 제작한 수업 관련 영상을 자유롭게 아이들과 공유할 수 있다.
♡ 내 화면 전체를 공유하거나 창을 열어 PPT 수업을 할 수 있다.
노트북과 와콤을 설치하고! 옆에 휴대전화(아이들에게 보여지는 화면 확인을 위해)도 접속해 놓는다.
아이들과 화면을 공유하며 실시간 필기를 하고
PPT 내용도 실시간 공유하고!

2020년 코로나 19로 인한 초유의 혼란과 어려움을 겪은 까닭에, 2021학년도는 훨씬 더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분위기 속에서 새 학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우리 학교는 몇몇 유능한 분들의 도움과 적극적인 연수 실시 결과로 손색없는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호응과 만족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 우리 학교 학습방(학생/학부모/교사가 모두 이용할 수 있는)이 매우 쓸모 있게 운영되고 있다.
♡ 학습방에서 다양한 정보를 유용하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 구글 클래스룸-구글 미트를 이용한 실시간 화상수업을 주로 한다.
♡ 20여 명의 학급 인원수 덕분에 출석과 학습 관리가 수월하다.(30명 가까이 되는 학년도 있지만)
♡ 비디오를 켜고 얼굴을 보여줘야 출석으로 인정한다.
♡ 노트북, 와콤, 동글이, 패드 등 원격수업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장비가 구비되어 있다.
♡ 거치대, 스탠드, 펜슬, 멀티탭까지 소소한 것들도 우리를 돕고 있다.
♡ 각 교실마다 와이파이가 팡팡하게 터지도록 설비 중이다.
5개 모둠의 아이들이 열심히 협동학습 중이다.
이 모둠은 자료까지 공유화면에 띄어놓고 토론 중이다. 예쁜이들!

온라인 수업에서 헤매고 허둥대던 내가, 이제는 온라인 상에서 모둠 수업(구글 미트 화상회의 안에 5개의 모둠 수업 방을 열어)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모둠별 와글와글 벌떼처럼 들리는 아이들 소리를 조절할 확장프로그램(mute)을 설치했는데, 조정이 안 되어 또 시행착오 중이다.

♡ 교과서 공유 화면에 필기를 못 해 헤맸었다.
♡ 기껏 마련한 영상이 공유 시 소리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 하울링이 커서 깜짝 놀라 허둥대었다.
♡ 노트북이 구비되기 전 웹켐과 헤드셋(마이크+스피커)도 없었다.
♡ ebs 자료만 의존해서 답답하고 아쉬웠다.
♡ 시행착오로 이것저것 구입한 기자재는 또 얼마나 많은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고민에 빠졌을 때마다 주변 선생님들의 협조가 나를 성장시켰다. 궁금할 때마다 질문하는 나를, 다시 또 되풀이 문의하는 나를 귀찮아할 법도 한데 언제나 친절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알려주는 동료, 후배 선생님들이 정말 고맙고 이런 학교 분위기가 그저 고맙기만 하다.

교실 와이파이가 안 터지는 날에는, 서둘러 특별실을 찾아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아직 수업 세팅 중인데, 아이들은 이미 들어와 있고...마음이 급하다.(급한 대로 영어 챌린지 교실에서)
♡ 하루 종일 휴대전화에 코 박고, 힘들지만 원격수업에 성실히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칭찬의 메시지를 보낸다.
♡ 온라인 시스템에 서툰 50대 교사의 질문과 궁금증을 최선을 다해 풀어주는 후배 교사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한다.
♡ 당황하지 않고(사실은 엄청 당황하지만) 차분히 원격수업을 업그레이드하느라 애쓰는 나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교실로 가는 발걸음이 그래도 아직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