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생일이라고 오신다는 시부모님,
전화받고 부랴부랴 살짝 거칠게 청소를 한다.
누워 있고 싶은 마음 한가득인 일요일 늦은 아침이다.
의심 없는 인자한 미소에 순간 부끄러운 마음 서둘러 감춘다.
6인용 식탁에 의자 하나 덧붙여 정겨운 그림 하나 그려 낸다.
닮은꼴 얼굴들이 모여 다정한 눈짓 서로 나눈다.
가시면서 쥐어주시는 지폐 한 장과 말씀 한 마디,
“사돈어른, 꽃이라도 사다 드리렴, 섭섭해서…….”
오월 보름,
오늘은 남편과
돌아가신 엄마의 생일날,
허물어진 마음 한복판에 꽃송이 담뿍 놓고 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