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 엄마 파마하는 날
엄마가 파마하고 온 날이면
순박한 아프리카 토인 아주머니 한 분 오셨었다.
멋이 대수냐!
오래가면 그만이지.
까맣게 말려 고슬려진 머리가,
이마까지 바짝 잡아당길 짧은 머리가,
물기에 젖어 추워 보였다.
첫 월급 타고
신포동 번화가 미용실 의자에
앉혀 드렸다.
누워서 머리도 감고
보자기 머리에 쓴 채 집에 왔다가지도 않고
그렇게 차 대접도 받으며
헤어숍에 앉아 계셨다.
발그레진 엄마 얼굴이 참 예뻤다.
쓸데없이 비싼 데 왔다고 웃으며 타박하는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 짠했다.
나도 엄마가 예뻤으면 좋겠다.
돈걱정은 뒤로하고 예뻤으면 좋겠다.
길고 부드럽게 구부러진 머리카락이
엄마를 따스하게 감싸고 있었다.
엄마는 참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