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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Oct 05. 2016

엄마는 예쁘다

추억 - 엄마 파마하는 날


엄마가 파마하고 온 날이면

순박한 아프리카 토인 아주머니 한 분 오셨었다.


멋이 대수냐!

오래가면 그만이지.


까맣게 말려 고슬려진 머리가,

이마까지 바짝 잡아당길 짧은 머리가,

물기에 젖어 추워 보였다.


첫 월급 타고

신포동 번화가 미용실 의자에

앉혀 드렸다.


누워서 머리도 감고

보자기 머리에 쓴 채 집에 왔다가지도 않고

그렇게 차 대접도 받으며

헤어숍에 앉아 계셨다.


발그레진 엄마 얼굴이 참 예뻤다.

쓸데없이 비싼 데 왔다고 웃으며 타박하는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 짠했다.


나도 엄마가 예뻤으면 좋겠다.

돈걱정은 뒤로하고 예뻤으면 좋겠다.


길고 부드럽게 구부러진 머리카락이

엄마를 따스하게 감싸고 있었다.


엄마는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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