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시락 한방현숙 Oct 11. 2016

보름달 빵

잔업이 뭔지 모르던 나이

엄마가 늦게 오는 날이라 알던 나이

 

TV도 없던 방

문 열고 옥상으로 나가면

 

허옇게 떠 있는 보름달

어스름 한기 느끼던 밤

 

저 멀리 둥근달은

기다리는 엄마 얼굴 닮아 있고

엄마 가방 속 빵 생각나게 하는

허기진 보름달 떠 있는 밤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

엄마 드실 밤참 빵 기다리는 마음

 

두 마음 너무 간절해

도무지

알 수 없었던 내 마음속 진


 

잔업이 뭔지 아는 나이

고단한 저녁의 삶이 뭔지 아는 나이

 

빵 봉지 뜯지 못하고

가방 속에 넣었을 허기진 엄마의 사랑

 

그 마음 알게 되어

보름달처럼 빵빵하게 차오르다가

다시 처연해지는

지금 이 나이.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는 예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