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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Oct 19. 2016

옅어지다.

처음으로 앞에서 울지 않은 날


마주하고도 울지 않았다.

그렇게 떠나가나 보다.


유리벽 안

사진이

이름이

또렷하게 모아진다.


덜어내지 못할

슬픔이 잠시 멈칫한다.


들썩이며,

요동치던 어깨를

차분히 내리고


주위의 슬픔을 모은다.


묵직한 슬픔이 가라앉아

뜨겁게 자리 잡는다.


고른 호흡으로 맞이하는

맑은 세상은

또 다른 아픔이다.


눈물이 흐르지 않아

더 많이 울어버린 날


이렇게 점점

뜸해 지는 날이 자주 올까

슬퍼지는 두려움,

미안해지는 슬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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