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확진자가 되어 집에서 원격으로 수업을!
학생들은 교실에서, 교사는 집에서
5월부터는 극장에서 팝콘도 먹을 수 있다니 세상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한다. 코로나 시국이 막바지에 이른 이때,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확진자가 되었다. 일주일의 격리를 끝내고 나오니 벚꽃 대신 초록잎들이 벚나무에 퍼져 있고 한낮의 봄바람은 어느새 무덥기까지 하다.
가족들 각자 방에서 자가 격리하느라, 재택근무하느라 분주했던 일주일을 돌아본다. 나는 기침으로 고통받으면서도 병가를 낼 수 없었다. 원격수업을 진행하며 재택근무를 하여야 했다.
♡ 병가를 내려면 대신 수업할 강사를 구해야 한다.
♡ 강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렵다.
♡ 집에서 원격수업으로 진도를 나가야 한다.
♡ 1회 고사를 치르기 위해 시험문제를 출제해야 한다.
♡ 수업 준비, 수업, 출제 등으로 격리 기간 내내 분주했다.
♡ 기침과 두통이 나를 괴롭혔다.
♡ 코로나 시국에 또 다른 원격수업을 경험했다
코로나 시국 2년 여 동안 정부 방침과 상황에 따라 학교는 늘 변화 중이었다. 마치 널뛰기하듯 쏟아지는 교육부 방침에 정신없이 대처해야 했다. 숨 가쁘게 따라가야 했던 원격수업 형태(학생과 교사가 모두 집에서, 또는 학생은 집, 교사는 학교에서)도 다양했는데 확진자가 되니 학생은 교실, 교사는 집에서, 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건강한 다수의 아이들을 교실에 두고, 확진자가 된 모습으로 집에서 원격수업을 하려니 민망했다. 수시로 기침소리, 킁킁거리는 소리를 내며 불편한 수업을 하니 더 미안했다. 첫날은 두통과 몸살 기운도 있어 정말 애를 쓰며 수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 아이들은 교실에서 구글 클래스룸 국어 방에 1명의 아이디로 접속한다.
♡ 접속 모니터 화면을 교실 TV 화면으로 띄워놓고 공유한다.
♡ 교사는 집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한다.
♡ 아이들은 TV 화면에 나오는 선생님의 얼굴과 목소리를 확인하고 제시 자료와 강의에 따라 공부한다.
♡ 교실에는 따로 임장 교사가 아이들을 관리한다.
TV 화면으로 교실을 통제하며 수업을 이어나가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교사의 능력을 떠나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면, 아니 협조할 생각이 없다면 정말 불가능한 일이다. (같은 공간 안에 있는 눈앞의 교사 말도 잘 듣지 않는 게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니까)
그런데 우리 학교 아이들은 이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차분하게 앉아서, TV 화면을 주시하며 수업에 참여하였다. 심지어 모둠활동까지 훌륭하게 해내면서 말이다. 노트북의 조그마한 화면으로 아이들의 얼굴을 일일이 볼 수는 없지만 아이들의 성의와 협조가 고스란히 느껴져 나도 더 힘을 내 수업을 이끌었다. PPT 자료를 띄우고, 관련 영상을 공유하며 아이들과 이어지려 노력하였다. 직접 교실에서 함께하는 대면 수업과는 비할 바 없이 부족한 수업이나 아이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격리기간 중 엄청난 부담이었던 원격수업 걱정을 그나마 덜어낼 수 있었다.
격리기간 중 원격 수업 횟수가 늘어나고 몸도 안정이 되자 좀 더 편안한 상태에서 수업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떠드는 교실 소음이 거실에 울려 퍼지고, 그 소리에 놀란 강아지 '잡채'가 갑자기 짖으면 강아지 소리 따라 거실로 나온 가족들에게 본의 아니게 수업을 공개하는 것 같은 일이 벌어졌다. 교실이 잠잠하고 수업이 지루하게 느껴지면 강아지 '잡채'를 화면에 출연시켜 아이들의 환호성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답답하고, 에듀테크에 서툴러 마음껏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원격 수업, 아무리 열심히 준비를 해도 학교 와이파이가 멈추면 모두 다 정지 상태가 되는 믿지 못할 원격수업, 코로나가 아니라면 절대 경험해 보지 못했을 온라인 수업의 새로운 세상, 원격수업!
오늘 뉴스를 들으니 코로나가 2등급 감염병이 되었다고 한다. 사스, 메르스 등 듣기만 해도 공포스러운 1등급 무리에서 독감, 결핵과 같은 무리로 내려온 것이다. 나도 코로나를 앓고 난 후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와 회복 중이다. 아직 잔기침으로 고생을 하고 있지만 이 정도면 다행이다, 감사한 마음이다.
이제 5월이면 마스크에서 벗어나 일상을 조금씩 찾아가듯이 학교도 코로나 이전 익숙한 모습으로 돌아가리라. 길고 긴 시간을 지나 이제 제대로 된 봄을 맞이하리라. 학교에서 먹는 일도, 숨 쉬는 일도, 나누는 일도 가능해지면 급식지도든 수업이든 많은 것들이 자유로워지리라.
반쪽의 얼굴보다 이름세 글자가 더 친숙했던 코로나 신입생들이 벌써 최고 학년이 되었다. 입학식, 졸업식, 체육대회, 현장체험학습 등 생략하고 축소했던 많은 행사들을 올해는 만나볼 수 있을까? 교실에서 만나는 곱고 귀한 얼굴들을 마스크 없는 해맑은 표정으로 만날 수 있을까?
아직 목이 많이 따갑고 아프다. 수업할 때마다 기침으로 고생을 한다. 이것을 끝으로 코로나19와 완전히 격리되고 싶다.
제발 가버려라~~ 정말 떠나가라~~ 코로나19 혹은 오미크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