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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Jul 21. 2016

여름 바람

바람으로 왔나요?

나 여기 있다고

잊은 건 아니냐고

솜털까지 일으켜 세우고 간다.

 

뛰놀던 어린 아이

젖은 이마 머리 날리고

빨개진 볼 쓰다듬고 간다.

 

태양 아래 일하는 사람

겨드랑이 사이 들락거리다

굽은 허리 휘어 감고 간다.

 

부채 끝에서

나뭇잎 자락에서

저 깃발 끄트머리에서

다시 살아나

 

보이지 않아도 여기 있다고

이렇게 왔다 간다고

얼굴 스치며 흔적 남기고 간다.

 

내 치맛자락 펄럭이고 가는

저 바람 끝

낯익은 향취에

눈을 들어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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