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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Aug 31. 2016

그 여름은 어디로 간 것일까?

갑자기 떠난 엄마처럼

오늘 아니어도

내일은 늘 있었으니까

자고나도 여전할 줄 알았다.

 

황망한 오늘 아침이

유독 서늘한 것은

올해 여름이 너무나 왕성했고

한창 잘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조짐도 없이

사라져 버려 휑한 마음 들게 하는 것이

꼭 나의 오랜 이별들과 참 많이 닮아 있다.

 

가을바람 속에서도

가을을 느끼지 못하고

청명한 하늘 밑에서도

높푸름을 보지 못하는 것은

 

이리 아쉬움 한 곳에 모아 곱씹는 것은

아직도 여름이 그렇게 밖에 떠날 수 없었던

이유를 찾지 못해서일까?

 

어느 날 아침 인사도 없이 졸지에 떠난 그 분과의 이별이

푸르른 청춘의 이파리 모습으로 떠난 젊은 오빠와의 이별이

그 많은 가시의 괴롭힘 미처 따지지 못하게 한 채 떠난 그 이별이

 

올해 무더위로 극성을 부리던

그래 놓고 무심히 가버린

그 여름만 같아

그저 서늘하기만 하다.

 

그 여름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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