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한낮- 발코니 화단에 물을 주며
화단이랄 것도 없는 발코니 귀퉁이
강렬하게 한 쪽으로 쏠려 있는 풀꽃들.
유리창에 납작 기대어
온 몸을 밀착시키며 기필코 따르고야 말리라는
푸른 의지가 이미 유리창을 뚫고 직진하고 있다.
등이 휘어지고
가야만 하는 방향이 틀어질지라도
일제히 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나무 가지들.
이미 태양의 품 안에서
생명의 싹을 피운 확고한 맛을 아는 이들에게
무엇으로 고개를 돌리게 할 수 있단 말인가?
화분을 돌려 방향을 바꾸어 놓아도
햇살 비슷한 척 물살로
눈길 돌려 제발 나를 봐 달라고 유혹을 한들
꿈쩍도 안 할 기세들.
그 끝에 있을 태양!
무엇을 주고 무엇을 받을 것인가
그들을 살게 해 주는 맹목적인 추종들 앞에
감히
태양처럼 되고 싶다 해 본다.
결국은 열렬한 사랑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