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배롱
되뇌이다 보면
어느새 경쾌한 발음이
나무줄기를 타고 오른다.
매끈하게 피어올라
쌀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초록 송이마다 꽃분홍 빛 모였다니
더 없이 기특하고 야무지다.
피는 꽃, 지는 꽃
가타부타 말없이
석 달 열흘 삼세번이나 힘을 내
어울리며 붉게 철들어가니 더 미덥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모든 수고로움 위로하느라
아주 천천히 다음 계절을 부르며
익어가는 벼에게
고개 숙일 시간 마련하고 나서야
제 소임 다했노라
빛나던 그 자리 내어주니
더 눈물겹고 묵직하다.
배롱배롱, 배롱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