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시락 한방현숙 Sep 09. 2016

해질녘 구름 하나

저녁 - 서둘러 퇴근 하는 길

해질 녘 부산한 발걸음

양손 가득 저녁 찬거리

땅바닥에 내 발 멈춘다.

 

붉다하기엔

참 많이 부족한 표현력으로

그려낸 서편가 하늘

 

눈동자에 담아

마음에 담아내다

결국 카메라에 담는다

두고두고 볼 요량이다.

 

어스름한 이쪽과 밝아오는 저 세상

내 안의 이쪽과 이르지 못한 모르는 저 세상

 

오늘 같은 날

바닥에 발 붙여도 하루 종일 어지러운데

둥둥 떠있으나 흔들리지 않을 듯한 저 세상

몰랑몰랑 부드러운 구름만 먹어도 배부를 듯한 저 세상

 

피식 웃음 한 번 지어내고

오늘의 일용할 양식을 다시 챙겨든다.

 

고단하고 어스름한 오늘 같은 날이 또 오면

밑바닥에 단단히 쟁여둔 서편 그림 하나

눈동자에 띄울 생각에

든든해진 발걸음 다시 재촉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밥짓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