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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Oct 17. 2016

잣 따는 사람들

극한직업체험 - TV 다큐 프로 시청을 하며

하늘 높은 잣나무 기세

초록 가지 끝 물결치는 바다 위에

아슬하게 출렁이는 배 한 척들,

잣 따는 사람들

 

와호장룡에서나 본 듯한 곡예로

긴 장대 늘어뜨려 잣송이 떨궈내면

심장도 쿵 함께 떨어진다.

 

긴 장대 끝 예리한 갈고리는 삶의 무게

 

쓴맛 이겨내야만 가질 수 있는 열매는  

그 위에 다시 살아나는 가족의 얼굴들

 

손아귀마다 묻어나는 찰진 송진은

절대 떼어낼 수 없는 삶에 대한 애착

 

하늘 밖 화성에도 착륙할 수 있다는 시대에

오로지 인간의 수고로운 맨손으로만

얻을 수 있는 저 알알이 기름진 열매

 

아찔하게 목숨 걸고 나서야

내 입에 올 수 있는

저 거친 잣송이가

예리하게 나를 찌르는 놀람


20m 높이 가지 끝에서 주변 잣까지 따는 사람들, 6m 길이의 장대 무게는 7kg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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