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 뉴스를 들으며, 생명은 소중하다 - 마포대교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무엇이 인간으로 하여금 관계의 끝을 놓게 하는가?
눈, 코, 입, 귀, 손끝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들이 연기처럼 아득해지고
잡아지지도, 잡으려고도 하지 않을 때,
팔, 다리로 맺어진 모든 인연들이 잘려나가 이제는 더 이상,
철철 흐르는 몸통만으로는 버틸 재간이 없을 때,
대교의 아름다운 불빛들 저 혼자 춤추며 지나가고,
난간 위 인간의 황량한 마음 따위 아랑곳하지 않을 때,
우리들은 모두 어디에 있었는가?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르는 가장 큰 잘못은 무엇인가?
외로운 사람들이 싸늘히 식어갈 때
우리들은 따스한 손길로 밥공기 감싸듯
구수한 밥 냄새를 서로 맡았어야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