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익상 Feb 06. 2024

독서일기 파일럿

01

기다리던 책이 출간되었는데 지금 읽고 써야 하는 일에 치여서, 또 너무 두꺼워 시작도 못하고 있다.

내 이럴 줄 알았지만 계속 그러긴 싫어서 최소 단위씩 조금이라도 읽어보려고 결심. 그 결심을 여기다 한번 풀어본다.


책 제목은 꾸준히 되어가면 그때 파일럿 떼고 넣어보자. 저자도 밝히지 않고 저자로만 표기한다. 아는 사람은 딱 봐도 알 것이지만. 일단 파일럿의 목표는 서론.


p.21~29 서론의 첫 두 유닛이다. 물론 그 앞에 있는 이것저것도 읽었으니 실제 읽은 양은 좀 더 되지만 이 부분만 조금 정리해 둔다.


첫 유닛은 기후위기에 대한 토론 현장에서 (아마도 실제로) 벌어진 상황이다. [기후학자에게 제기된 충격적인 질문은] “그런데 왜 우리가 다른 사람들보다 당신을 더 믿어야 합니까?”라는 질문 앞에서 기후학 교수는 이렇게 답한다. “과학 제도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우 심각한 곤경에 처합니다.” 저자는 이 답변에 질문만큼이나 충격을 받는다. 과학(제도)의 ’확실성‘에 대한 강변이라는 쉬운 길 대신 그것에 대한 ‘신뢰’에 호소하다니. 저자는 그 상황에 놀라면서도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은 이해한다. “<확실성>은 적들이 차지했고 대중은 무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리고 과학이 의견과 혼동될 심각한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가까이 있는 수단에 의지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20년 동안 내부에서 알아왔고 궁극적으로 의심할 이유가 없는 제도에 대한 신뢰였다.”

정작 제도에 대해 논해온 것은 기후학 교수보다는 과학학 분야의 연구자인 저자였다. 그 분야에서는 객관성의 생산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해하고자 했다. 그럼에도 합리주의가 비합리주의를 몰아붙이는 말로 쓰였듯, 과학자들은 과학학 연구자를 상대주의라며 적대시했다. 그래서 저자는 기후학 교수의 답변이 그의 인식론의 변화라면 얼마나 잘 준비되었을까 의아하다. 물론 그걸 파고들 여유는 없다. 그들의 적은 같고, 같은 비상 상황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확실성>과 <신뢰>는 완전히 다른 철학, 형이상학, 존재론과 관련된다. 이러한 유형의 단절을 충분히 오랫동안 가능한 한 깊이 탐구하여 그러한 가치를 공유하고 지속할 수 있게 할 해결책을 제안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이 탐구를 통해 내가 추구하는 명제는 일련의 대조를 이용해서, 사람들이 방어하려는 가치를 역사의 과정에서 그것에 주어진 설명과 구별하고, 그래서 마침내 그 가치를 위해 설계될 제도 안에 그 가치를 설치, 더 낫게는 창설하려는 것이다.”(p.28)

“그 가치들에 대한 설명의 수정, 더 정확하게는 형이상학의 수정을 제안해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

“결국 개념들에도 ”지속 가능한 발전“이나 ”보호종“이라는 관념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가치를 실행자들이 하는 설명으로부터 구별해야 할 의무를 우리에게 부과한다.]


무척 재미나서 더 읽고 싶어졌는데 일단은 여기에서 끊어야 지속 가능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단절적으로 읽다 말았다 하기보다는 짧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내어 곱씹는 게 낫겠다. 목표는 1시간 동안 읽고 짧게 정리하기. 오늘보다는 조금 더 짧게 정리할 것 같다. 오늘은 단상도 조금 있었는데, 종교와 같은 제도 역시 과학 못지 않게 확실성에서 신뢰로 후퇴했고 - 그 외에 많은 여러가지 것들 역시 그러하지 않은가. 지금 대부분의 나라에서 신뢰로 후퇴하지 않은 확실한 것은 화폐 정도가 아니려나? 그런데 놀랍게도 확실성도 신뢰도 없는 것들 역시 각광받으며 제도화된다. 비트코인이 결국 상장된 그 과정을 생각해 보라. 물론 확실성일지 신뢰일지를 지닌 기업의 제품도 제도화된다. (ex 앱스토어) 이런 단상이 저자의 논지와 어느만큼 연결될지는 모를 일이니 일단 스톱. 이 내용은 글도 아니지만, 선발행 후수정 예정.


색인어

과학학 science studies

합리주의 rationalism

공통세계 common world

상대주의 relativism

제도 institution

가치 value

대조 contrasts

외교적 diplomatic


덧. 자료가 가득 담긴 홈페이지에 가입했는데 컨펌 메일이 바로 안 온다. 원래 좀 늦게 오나? 내일 다시!



작가의 이전글 추석 연휴 정주행 추천 만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